
“쉼 없이 달려온 3년, 이제는 중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유종의 미를 거두겠습니다.”
민선 8기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이 지난 3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밝힌 각오다. 그는 특히 마지막 1년을 단순한 마무리가 아닌 ‘도약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변화와 도전 속에서 중구의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는 김 구청장은 인터뷰 내내 ‘구민이 체감하는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예산 규모 확대…공약 이행률도 90%
민선 8기 출범 이후 중구의 예산 규모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본예산이 2년 연속 5000억원을 초과했으며, 보조금 규모 또한 2022년 2477억원에서 2025년 323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예산 증가를 통해 중구 곳곳의 생활환경은 물론, 구민 삶의 질도 함께 끌어올리는 다양한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김 청장은 전국 원전 인근지역 동맹 행정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원전 지원 제도 개선을 위해 국민동의청원과 정책토론회, 100만 서명운동을 주도했다.
그 결과 지난 2월 지방재정법이 개정돼 매년 10억원의 원전지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향후 새울원전 3·4호기 완공 후에는 매년 약 25억원의 세수 증가도 기대된다.
중구민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도시 곳곳에서 누릴 수 있는 ‘일상의 힐링 공간’들이다. 김 청장은 “가족과 함께 문화를 누리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변화가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황방산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살려 조성된 황토 맨발길은 세족장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며 주중 2000명, 주말 3000명이 찾는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중구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울산종갓집도서관은 개관 8개월 만에 누적 방문자 43만명을 돌파하며 하루 평균 2400명 이상이 찾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도서관 운영을 교육청 위탁에서 중구 직영 체계로 전환하면서 주민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프로그램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공약 이행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총 66건의 민선 8기 공약 중 53건을 이미 완료, 이행률 90%를 기록해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입화산 유아숲 공원 조성, 공공 실버타운 조기 추진 등 실생활에 밀접한 사업들이 신속히 추진된 결과다.
아직 완료되지 않은 △태화시장 공영주차타워 설치 △노인복지관 건립 △반구1동 행정복지센터 확장 이전 등의 사업들도 연도별 계획에 따라 예산을 확보하고 행정절차를 밟고 있어 임기 내 완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대표적으로 태화강 둔치 파크골프장 조성은 부지 선정과 하천기본계획 변경 등 여러 사전 행정절차로 인해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 청장은 “장애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서둘렀지만 조정과 협의에 시간이 걸렸다”며 “이제는 기본설계용역을 마치고 본격 추진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공약의 일부가 주민 동의 하에 수정된 사례도 있었다. 산업단지 내 공동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계획했지만 산업단지 조성 지연으로 ‘다함께 돌봄센터’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융성하는 중구 위한 해법 모색
중구가 직면한 원도심 공동화, 청년 유출, 인구 감소 등의 구조적 과제에도 김 청장은 다양한 해법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성남 원도심에는 시계탑을 중심으로 한 로컬 브랜딩으로 지역 정체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계탑 재정비 사업이 완료되면 모형기관차 재설치, 경관조명 등을 통해 관광객 유입과 상권 회복이 기대된다.
재개발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B-05 재개발을 통해 2600가구의 인구 유입을 이끌었고, 4000가구 규모의 B-04 사업도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산업단지 조성 역시 중구의 산업 기반을 넓히고 청년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운동 도심융합특구, 장현 도시첨단산업단지, 성안·약사 일반산단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 상권 회복을 위한 정책도 속속 추진 중이다.
원도심 공실률 해소를 위해 빈점포 창업 소상공인에게 최대 월 50만원의 임차료를 10개월 간 지원하는 사업이 운영되고 있으며, 청년 마케터들로 구성된 ‘골목마케터즈’를 통해 숨은 골목 맛집을 SNS로 홍보하는 프로그램도 활성화되고 있다.
축제를 통한 지역 활력도 눈에 띈다. 여름에는 태화강마두희 축제, 가을에는 커피축제, 겨울에는 성남동 눈꽃축제가 대표적이다.
김 청장은 “원도심 일원 방문객 유입을 위해 사계절이 즐거운 축제를 운영 중”이라며 “다채로운 축제 콘텐츠를 통해 원도심을 떠났던 발걸음을 다시 돌리고, 침체된 상권을 되살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제 임기 마지막 1년을 맞이한 김 청장은 남은 기간 중구의 보물 ‘입화산’을 도심 최고의 자연휴식처로 완성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입화산 내 아이와 부모가 함께 뛰놀 수 있는 ‘아이놀이뜰 공원’은 올해 9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체류형 숙박시설인 산림문화휴양관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행정절차가 한창이다.
김 청장은 “그동안 해온 사업들을 단순히 완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주민 삶에 더 밀착되고 체감되게 운영할 것인가에 집중하겠다”며 ‘운영의 완성도’도 중요하게 짚었다.
특히 종갓집도서관이나 황방산 맨발길 등 이미 구민 호응을 얻은 공간은 운영 프로그램 다양화와 계절별 행사 확대 등으로 콘텐츠의 진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중구민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3년을 쉼 없이 달릴 수 있었다”며 “중구가 울산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중구민 모두가 가질 수 있도록 남은 1년도 융성하는 중구를 위해 더 무겁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