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동천서로 갓길 ‘폐차장’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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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동천서로 갓길 ‘폐차장’ 전락
  • 주하연 기자
  • 승인 2025.06.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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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구 동천서로 일대에 폐차 수준의 사고 차량과 쓰레기 더미가 방치돼있다.
▲ 울산 중구 동천서로 일대에 폐차 수준의 사고 차량과 쓰레기 더미가 방치돼있다.
▲ 도로 양쪽 갓길에 대형버스, 화물차 등이 줄지어 주차돼있다.

울산 중구 도심 외곽도로가 장기간 방치된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장 차량과 폐차 직전 트럭, 대형버스 등이 줄지어 서 있는 가운데 주민 불편은 물론 안전사고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24일 찾은 중구 동천서로 일대.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는 도심 외곽도로 한쪽 갓길에는 폐차 직전의 트럭 한 대가 방치돼 있다. 앞 유리는 산산조각이 났고, 차체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찌그러졌다. 그 앞에는 폐현수막과 가구 부품으로 보이는 나무 합판, 쓰레기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도로 양쪽으로는 오랜 시간 주차된 흔적이 역력한 화물차와 대형여객버스, 캠핑카 등이 줄 지어 서있다. 한 버스는 출입문이 뒤틀려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여놓은 흔적이 있었고, 또 다른 버스는 뒷 바퀴가 틀어져 있어 운행이 불가능해 보였다.

이곳을 지나던 운전자 A씨는 “도로가 아니라 폐차장 수준”이라며 “가뜩이나 길이 좁은데 밤에는 시야도 안 좋아 더 위험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구는 이런 차량에 대해 확인을 거쳐 자진 철거를 안내하고, 지정된 기간 안에 차량을 처리하지 않으면 강제 견인을 실시하고 있다.

자진 처리 시에는 20만원가량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이후 구청을 통해 폐차가 이뤄질 경우 최대 100만원에 달하는 범칙금이 발생한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중구 관계자는 “방치 차량 대부분은 민원 신고를 통해 처리되는 구조”라며 “전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한 달 평균 10~20건에 달하는 민원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애매한 방치’ 상태다. 실제로 단기간 주차된 차량인지, 장기간 방치된 차량인지를 구분하기 위해선 현장 점검과 문서 확인 등이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 시간과 인력이 과도하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상시 이동이 필요한 사업용 차량들이 임시 주차를 명분으로 장기간 도로변을 점유하는 경우 제재는 더 어렵다.

중구 관계자는 “민원 접수 시 현장 확인과 행정절차를 거쳐 철거 조치를 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모든 지역을 상시 관리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방치 차량은 단순한 도시 미관 문제를 넘어 도로 기능과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무단방치차량이 도로에서 사라질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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