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과 상생 협력으로 더 잘사는 동구를 만들겠습니다”
울산 동구는 민선 8기 3년을 지나며 도시 전반에 걸쳐 작지만 깊은 변화를 이끌어왔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그 중심에서 시민들과 호흡하며 복지, 노동, 청년, 교육 등 일상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실현하고 있다.
김 청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동구는 산업적 기반 위에 새로운 공동체 자산을 구축하며 도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관내 기업체와의 협력으로 청년 일자리 발굴을 시작 단계에라도 올려놓고 싶다”고 희망했다.

◇노동이 존중받는 도시, 동구다운 안전망 구축
동구는 지난해부터 전국 최초로 ‘노동복지기금’을 본격 운용 중이다. 실직이나 질병으로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에게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융자하고,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으로 주거 안정을 돕는다.
또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저임금 영세 대상으로 사회보험료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분기별 신청 방식으로 바꿔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 청장은 “노동자는 동구의 뿌리이자 미래”라며 “복지는 단순한 보호가 아닌, 함께 버틸 수 있는 연결망”이라고 강조했다.
서부동에 개관한 노동자지원센터,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근골격건강지원센터도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이다. 여기에 하청노동자 지원조례 제정, 이동·여성 노동자 쉼터 운영, 전국 최초 최소 생활 노동시간 보장제 실시까지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더했다.

◇기존 시설 리모델링, 속도낸 생활 인프라
동구는 지난 조선업 불황기 동안 지역 기업에서 운영하던 생활체육 문화복지시설이 잇따라 매각하거나 문을 닫으면서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동반 하락하는 일을 겪었다.
이에 예산이 넉넉지 않은 동구에서 선택한 방식은 기존 시설을 ‘다시 쓰는’ 전략이었다. 동구는 적극적인 리모델링 정책으로 버려졌던 공간에 숨결을 불어넣어 복지와 문화 인프라로 탈바꿈시켰다.
동울산시장 고객지원센터 2층은 이동·여성노동자 쉼터로, 남목의 노후 건물은 남목 도시재생의 거점시설인 남목 나눔센터로 재탄생했다. 돌고래씨름단의 숙소 겸 연습장이던 건물은 꽃바위체육센터로, 서부유치원은 어린이 책놀이터와 다함께돌봄센터가 있는 어린이 복합공간이 됐다.
이어 부족한 문화예술 인프라 확장을 위해 기존의 소리체험관은 ‘슬도아트’로, 방어진활어센터 내 빈 공간은 ‘문화공간 방어진’으로 전환해 주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김 청장은 “버려진 자원도 연결하면 자산이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지원·복지정책, 사용자 중심 재설계
교육과 보육 분야는 학부모 토론회와 어린이집 반상회 등을 통해 실제 수요자 목소리를 수렴해 정책화하는 데 주력했다. 김 청장은 “책상머리 계획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움직였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곧 사람이 모이는 도시”라고 했다.
초등 고학년 대상 진로교육 확대, 아동 통학로와 놀이터 환경 개선 등은 현장에서 도출된 목소리로부터 출발했다. 명덕호수공원 어린이 놀이터, 남진 어린이공원 정비, 아픈아이 돌봄센터 설치 등 다양한 결과물이 이어졌다.
울산과학대와 연계한 초등생 대상 스포츠 재능 발굴 프로그램, 지역 주민을 마을교사로 양성하는 과정도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포진 무료 예방 접종을 지원하고 있으며 시니어레스토랑 ‘화정’과 오좌불 어르신 놀이터를 조성했다. 오래된 주거지의 주민 편의 개선과 마을시설 관리를 위해 마을관리소를 화정·전하·방어 권역에 각각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청년이 중심이 되는 미래도시 조성 착수
그는 청년 정책으로는 ‘청년이 주체가 되는 도시’를 주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 청장은 “청년이 떠나는 도시가 아닌 머무는 도시, 참여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며 지난 2023년 서부동에 청년센터를 개관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청년스테이지온’을 통해 문화예술 분야 활동도 적극 지원하며 청년 문화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년 주거안정 정책도 병행 중이다. 전하동에는 ‘청년노동자공유주택’ 37채를 마련해 운영 중이며 임대료 등 약 2억원을 지원했다. 이 주택 내에는 청년 전용 커뮤니티 공간인 ‘청뜨락’을 조성해 청년 간 소통과 교류도 도모하고 있다.
◇‘동구가자 프로젝트’로 주민·기업·기관 상생 문화 확산
김 청장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동구가자’(동구 구석구석 가치를 나누자) 프로젝트와 같은 상생 모델을 더욱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기업의 단순한 기부나 자원봉사 참여를 넘어, 지역 현안을 주민과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는 상생 문화를 기업, 노조, 울산시, 관계 기관 및 단체 전반으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기업과 지역, 시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후위기와 인구 감소, 산업구조 변화 등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공동체가 버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청년이 주도하는 활력 도시, 문화도시로
동구는 청년이 살아갈 도시를 청년이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청년 주도형 미래도시’ 실현을 위해 TF팀을 구성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또 일산해수욕장 관광 명소화 사업을 통해 열정적인 청년 문화를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는 일산해수욕장 진입로를 광장형으로 새롭게 조성하고, 해변 산책로 확장 공사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지역 주민과 외국인 간 소통과 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펼치고 있다. 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반상회, 다국어 소식지 발간 등 교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청장은 “주민들과 합심해 지혜를 모은 덕분에 노동, 생활, 청년, 교육과 돌봄 등 구정 전반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동구가 더욱 단단한 성장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역 내 기업과 각 기관·단체와의 상생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지역 주민과 행정, 노사, 기관단체가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진정한 파트너로 성장해 나가는 협력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