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AI 글로벌 3대 강국을 향한 산업수도 울산의 역할은...‘제조+AI’ 新국가전략 실현할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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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AI 글로벌 3대 강국을 향한 산업수도 울산의 역할은...‘제조+AI’ 新국가전략 실현할 거점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5.06.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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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와 아마존의 7조원 규모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가 울산에 유치된 것을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이 25일 울산시청 외벽에 내걸려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이 디지털 제조혁신의 글로벌 벤치마킹 모델이 될 것이다” “AI, 에너지, 제조 역량이 융합된 ‘살아 있는 테스트베드 도시’라는 점이 울산의 가장 큰 강점이다” “울산은 교육·산업·기술이 선순환하는 AI 혁신 생태계를 갖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최근 본보가 주최한 ‘2025 울산혁신콘퍼런스’를 계기로 울산 산업과 행정전반에서 AI(인공지능) 글로벌 3대 강국을 위한 울산의 역할 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수도권 데이터센터 유치 갈등이 이제는 특정 지자체의 민원 차원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 전반을 흔드는 구조적 위기로 번지고 있다. 송전망은 이미 포화 상태고, 지역 수용성도 임계치에 다다랐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수도 울산’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영신 원장, 김영옥 CAIO, 김상락 연구위원, 이화정 상무, 양승준 부원장(왼쪽부터)
조영신 원장, 김영옥 CAIO, 김상락 연구위원, 이화정 상무, 양승준 부원장(왼쪽부터)

2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은 전국 유일의 다층적 청정에너지 실증 인프라를 보유한 도시다. LNG 열병합부터 수소, 해상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그리고 앞으로 도입될 소형모듈원자로(SMR)까지 포함해 전력 수급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조건을 지녔다. 여기에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으로 전력 직접거래와 요금제 자율화, 계통영향평가 면제 같은 제도적 유연성도 확보하고 있다. 입지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수도권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무엇보다 울산이 가진 ‘산업데이터의 보고(寶庫)’라는 자산도 주목할 만하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전통 주력 산업에서 매일같이 쏟아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울산은 AI 산업과의 접점을 자연스럽게 확대할 수 있는 드문 도시다. 그 바탕 위에 SK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세우기로 하면서 울산은 제조와 AI가 결합하는 산업 지형의 대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조영신 울산테크노파크 원장은 이를 두고 “AI, 에너지, 제조 역량이 융합된 ‘살아 있는 테스트베드 도시’라는 점이 울산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울산형 AI-에너지 융합특구 전략은 단지 지역 발전을 위한 수단을 넘어 디지털 주권과 산업 대전환이라는 국가 전략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

AI 산업 거점도시는 단순히 서버를 담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김영옥 HD현대 CAIO는 “물리적 인프라와 함께 현장의 산업 데이터와 AI 기술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개방형 생태계 설계가 핵심”이라며, UNIST와 지역 기업, 스타트업, 대기업이 연계된 실증 프로젝트와 인재 양성, 지역 상생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I가 현실의 제조 현장에 깊이 침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도 있다.

김상락 울산연구원 연구위원은 “울산은 실제 조선소와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정비, 자율제조 시스템 같은 고도화된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실험실이자 현장”이라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울산은 향후 디지털 제조 혁신의 글로벌 벤치마킹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전환이 성공하려면 ‘사람’과 ‘제도’가 따라줘야 한다. 이화정 HD현대중공업 상무는 “AI 인재 양성과 함께 울산을 젊은 인재가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정책적·문화적 기반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기업 역시 협력사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노하우를 나누며 전체 공급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양승준 UNIST U미래전략원 부원장은 울산이 이미 방대한 산업 데이터를 축적해온 도시임을 상기시킨다. 그에 따르면 UNIST의 연구·교육 역량과 산업 현장의 데이터를 결합하면 울산은 교육·산업·기술이 선순환하는 AI 혁신 생태계를 갖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현재 울산은 ‘제조도시’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데이터·클라우드·AI가 산업에 녹아드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 도시로 진화 중이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연계되는 산업 재편은 수백억원의 세수뿐 아니라 AI 혁신기업 유치와 고용 창출, 지역 경제 질적 도약이라는 선순환 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수도권 중심 산업 모델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울산은 ‘제조+AI’라는 새로운 국가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건 중앙정부의 과감한 전략적 집중과 지방정부의 실행력이다. 울산의 전환은 곧 대한민국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이자, 디지털 경제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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