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와 울산 동구 등이 주최한 이번 페스티벌은 지난해 첫 행사의 성공을 발판 삼아 외국인 주민과의 상생 및 참여 확대를 목표로 축제 이름에 ‘글로벌’이라는 명칭을 추가했다.
실제 대송시장 인근은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이날도 직장 동료나 가족 단위로 축제장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러나 행사 내용은 이름과 달리 ‘글로벌’의 의미를 충분히 담지 못했다. 세계 각국의 음식이나 문화체험 등을 기대했던 방문객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축제장에서 판매된 글로벌 음식은 베트남 음식점 1곳뿐이었고 이마저도 사진이 없는 메뉴판 탓에 알아보기 어려웠다.
현장에는 영어 안내나 외국인을 위한 설명 자료도 없어 일부 외국인 방문객은 행사장을 둘러본 뒤 곧바로 자리를 뜨기도 했다.
베트남 출신 외국인 노동자 A씨는 “홍보물을 보고 고향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아 퇴근 후 동료들과 방문했다”며 “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어 좋았지만 외국인을 위한 영어 메뉴판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이라는 명칭에 걸맞은 세계 맥주 부스 등을 기대하고 찾은 방문객들 역시 허탈해 했다. 국가별 맥주를 파는 부스는 고사하고, 세계 맥주를 시음하는 곳 조차 없었다. 행사장 내에는 생맥주를 파는 기계가 전부였다.
반면 상인들과 방문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영된 ‘5000원 이상 영수증 1장 당 맥주 무료 제공’ 이벤트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었다. 맥주를 받기 위한 대기 줄은 시장 골목 끝까지 이어졌고 오후 6시께 만석이 됐다.
특히 올해 처음 마련된 아동 체험 부스는 높은 호응을 얻었다. 빈 상가 공간을 활용해 마련된 쿠키 만들기, 직업체험 등 프로그램에는 2~3시간 만에 약 200여명이 참여하며 가족 단위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대송시장 상인회는 “관심에 힘입어 가을까지 매달 한 차례씩 맥주 페스티벌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내년에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축제를 계속 이어가기로 내부 합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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