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5월 기준 울산 관내에 설치된 맨홀은 총 8만4077개다.
이 가운데 추락 방지 장치가 설치된 맨홀은 1694개로, 설치율은 2.01%에 머문다. 100개 중 98개의 맨홀이 추락 방지 장치 없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 셈이다.
지난 2022년 8월, 서울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하수도가 역류해 뚜껑이 열린 맨홀에 남매가 빠져 숨지는 참극을 계기로 그해 12월부터 맨홀 추락 방지 장치 설치가 의무화됐다.
하지만 기존에 설치된 맨홀에는 해당 규정을 소급 적용할 수 없어 지자체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설치 여부가 갈리는 실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기존 맨홀에 장치를 추가로 설치하는 데 1개당 50만~1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며 “올해는 5개 구·군에 총 7억원의 관련 예산을 편성해 점진적으로 장치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상 이변이 빈번해지며 국지성 호우와 단시간 강우가 반복되는 가운데, 맨홀 사고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평년보다 일주일 앞당겨진 장마는 짧고 강하게 내리는 국지성 폭우의 양상을 보이며, 기존 도시 기반시설의 안전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실제 장마가 본격화된 지난 6월13~14일, 울산 평균 누적 강수량은 약 99㎜에 달했다.
이틀 사이 도로 침수 9건, 차량 침수 1건, 맨홀 이상 4건, 가로수 전도 2건 등 피해가 접수됐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이 예년보다 덥고 장마철에도 폭우가 내리는 등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태풍 활동은 예년 수준이지만, 3호 태풍 ‘문(Mun)’과 4호 태풍 ‘다나스(Danas)’가 동아시아 해역에서 발생할 경우 기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올해 편성된 예산을 토대로 위험도가 높은 지역부터 추락 방지 장치를 우선 설치하고, 이후 예산 확보 상황에 따라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기상 변화에 맞춰 도시 인프라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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