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매출이 주는데 열기를 식히는 쿨링포그까지 작동하지 않으면서 신정시장 상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폭염특보가 이어지던 9일 정오께 찾은 울산 남구 신정시장. 한창 사람이 몰릴 점심시간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가뜩이나 더운데 시장의 열기를 식혀주는 쿨링포그가 모두 고장 나면서 신정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거나 손에 선풍기를 들고 장을 봤다. 상인들도 선풍기를 틀고 물건이 시들까봐 수시로 물을 뿌렸다.
분식집 사장 A씨는 “지난해 여름보다 매출이 30% 줄었다. 아케이드가 햇빛을 가려줘 뜨거운 것은 줄었지만 열돔현상으로 공기 순환이 안돼 쿨링포그가 필수”라며 “단골 손님도 3분의 1 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야채가게 사장 B씨는 “지난해 여름보다 매출이 80% 줄어 가게 문을 닫을까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노점상의 상황은 더 열악했다. 선풍기와 시원한 음료에도 노점상인들의 얼굴과 옷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노점상 C씨는 “땡볕에 가만히 앉아 손님을 기다리기 지친다. 이렇게 더운데 시원한 마트에 가지 누가 전통시장에 오겠나. 매출도 반토막 났다”며 “빠른 시일 내 쿨링포그를 고쳐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구에 따르면, 남구는 지난 2016년 약 3억원을 들여 신정시장 1~5구간에 쿨링포그를 설치했다. 2020~2022년 3년 간은 코로나로 쿨링포그 작동을 멈췄다.
2023년 쿨링포그를 다시 작동하려 했지만 작동 중단 기간 동안 녹이 슬어 고장이 났고 이후 매년 수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구는 지난해 구비 700만원을 들여 노즐을 교체했다.
남구는 올해 또 쿨링포그가 고장 나자 7500만원을 투입해 시설 현대화 사업을 시행, 제어반과 모터를 교체한다. 기존에는 점포 위에 제어반과 모터가 설치됐지만 관리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고객편의시설 옥상으로 옮긴다. 남구는 다음 주까지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인회는 땜질식 보수 대신 전 구간 신규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강수열 신정상가시장 상인회 회장은 “지금 쿨링포그는 노후화돼 수리를 해도 계속 고장 난다. 전 구간(1~10구간)에 새롭게 쿨링포그를 설치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남구 관계자는 “매년 5월 전수조사를 통해 노즐 등 소모품 교제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적절한 위치를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전 구간에 새롭게 쿨링포그를 설치하는데 드는 예산이 10억원 이상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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