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찾은 남구의 한 아파트. 20여m 길이의 담벼락 아래가 지반 침하로 사이가 벌어지고 주위에 금이 간 상태였다. 담벼락에 생긴 틈은 멀리서 봐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컸다. 담벼락 바로 옆 인도도 지반 침하로 곳곳이 갈라지거나 불균등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원래는 담벼락이 땅과 붙어있었다며 지반 침하로 갈수록 틈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벌어진 틈 사이로 쥐와 고양이 등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일도 있어 안전상, 미관상으로 문제가 많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오래 전 관리소장을 하다가 최근 다시 왔는데 상태가 더 심해졌다. 집중호우나 지진이 발생하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아파트 차원에서는 보수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에서 보수해줬으면 좋겠다. 보수가 힘들다면 틈이라도 막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인근 아파트에서도 도로가 꺼져 단차가 생기거나 담벼락이 휘어지는 등 비슷한 현상이 목격됐다.
현장을 점검한 박인서 남구의원은 “아파트 주민뿐만 아니라 시민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지반 침하에 대한 시 차원의 수리 및 교체가 필요하다. 주민의 안전을 위해 추가적인 지반 침하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는 위험 가능성이 있는 시설물을 안전 점검해 주는 시민콜 기동안전점검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콜 기동안전점검단은 시 공무원 4명과 민간 분야 전문가 8명(건축·토목·전기·가스) 등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주요 역할은 시민콜 신청접수일로부터 7일 이내에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각종 장비를 활용해 위험요소를 조사한 뒤 민원인에게 위험 정도 및 보수·보강 방안 등을 안내한다.
점검 대상은 건축물, 옹벽·축대·급경사지, 전기·가스시설 등 민간시설물과 사회복지시설이나 체육관 등 민간위탁 공공시설이다. 주요 점검 항목은 기둥과 보, 내력벽 등 주요 구조부재의 균열 여부, 지반·기초의 부등침하, 옹벽·축대·급경사지의 안전여부 등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단차가 발생하는 부등침하가 균일침하보다 더 문제”라며 “지반 침하가 일어난 곳을 신고하면 점검단이 현장에 나가 철저히 확인하고 해소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