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지난 1989년 5월15일 창간 이후 31돌을 맞았다. 31년 동안 본보는 울산의 역사를 빠뜨리지 않고 지면에 담아왔다. 그 과정에서 본보는 울산과 일심동체가 됐다. 울산 경기가 깊은 수렁에 빠졌을 때는 함께 노심초사했고, 경기가 치솟았을 때는 환호하며 함께 웃었다.
그러나 지금 울산은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최악의 고비에 직면해 있다. 그야말로 지금까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비극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울산 뿐만 아니라 전국 상황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를 페스트에 비견하면서 암울한 장래를 예견하고 있다.
세계를 뒤덮고 있는 작금의 코로나 경제위기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넘어 1930대 세계대공황 보다도 더 큰 위기로 이해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IMF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멀쩡하던 대기업이 붕괴되고 자영업자들이 속수무책으로 길거리에 나앉는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다. 산업수도로 일컬어졌던 울산도 마찬가지다. 최근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의 3대 주력업종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울산시민들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 우리나라 근대화를 앞당긴 역사의 주인공들이다. 다시한번 그 역사를 쓸 때다. 우리나라 수출의 전진기지인 울산은 아직은 힘겹지만 제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새로운 시대가 맹렬한 속도로 다가오면서 기존의 질서와 경제구조가 지금까지와는 판이하게 변화하겠지만 분명 울산은 다시 저력을 발휘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10~30일 국내 신생 스타트업(벤처기업) 49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위기’보다는 ‘기회’라고 여기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물어보니 42.5%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이 중 16.3%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혁신은 이미 벤처기업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기회는 기존의 모든 편견과 아집을 깨끗히 일소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 어쩌면 ‘포스트 코로나’는 무한한 가능성을 여는 미래의 열쇠 역할을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문턱을 넘어 우리를 신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그러려면 포스트 코로나의 세계를 침착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알아차리고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본보는 31주년 창간 특집에서 ‘코로나 이후 울산’을 주제로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한 각계 각층 오피니언 리더들의 견해를 모았다. 시민들과의 공감대 속에 앞으로도 ‘코로나 이후 울산’이 나아갈 방향을 계속 점검해나갈 것이다. 새로운 세상, 낯선 세계에서 본보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로에 길잡이가 될 것이다. 어두운 동굴 끝에서 발하는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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