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내년도 국가예산을 확보해 고성능 다목적 산불 진화차량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차량 구입에는 총 3억8000만원가량이 소요되며, 국비 40%와 시비 60%가 투입될 예정이다.
시는 차량 도입 후 산불전문예방진화대와 연계 운영해 산불 초기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가 구입을 검토 중인 차량은 기아의 군 소형전술차량을 개조한 중형급 진화차량(K-351C)이다.
탑재된 물탱크 용량은 2000ℓ로, 현재 울산에서 운용 중인 산불 진화차량보다 두배 크다. 덕분에 보다 장시간 지속적인 진화 활동이 가능하다.
차량에는 최대 4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물 공급 호스를 통해 최대 1㎞까지 화재 현장 대원들에게 용수를 공급할 수 있어 차량 이동 없이도 진화 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
여기에 야간 산불 진압을 위해 1㎞ 밖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고성능 LED 조명이 장착돼 있어 조사거리를 크게 확보했다.
무엇보다 이번 차량은 단순 진화 기능을 넘어 구급 기능까지 겸비한 점이 특징이다.
펌프차(Pump)와 구급차(Ambulance)를 결합한 ‘펌뷸런스’ 기능을 통해 현장에서 화재 진압과 동시에 부상자에 대한 응급처치와 이송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 고성능 산불 진화차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차별화된 기능이다.
이 차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약 4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개발한 국산 모델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보급된 고성능 산불 진화차량은 대부분 수입산으로, 물탱크 용량도 3500ℓ 규모에 머물러 있었다.
반면 이번 차량은 차체와 특장 장치 모두 국산화에 성공해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6000ℓ 이상의 대형 산불 진화차량이 보급·운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번 차량이 국산 기술력을 토대로 한 첫 사례다.
앞서 이 차량은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 시범 투입돼 성능을 입증했다. 당시 대용량 물탱크와 구급 기능, 야간 조명장치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산불 진화와 인명 보호에 큰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야간 산불 진압이 어려운 국내 여건에서 LED 조명의 장점이 부각됐다.
도입이 실현될 경우 울산은 산불 진화는 물론 응급 구조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대응 체계를 마련하게 된다. 이는 울산이 직면한 산림 화재 위험에 대응하는 데 있어 한층 강화된 안전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최근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로 인해 전국적으로 대형 산불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며 “고성능 다목적 산불 진화차량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산불 현장에서의 신속 대응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