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서 재수생 등 N수생들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를 하려고 모교를 찾았다가 담당교사 부재로 헛걸음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2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 재수생 A(19)씨는 최근 모교 담당교사가 수업 중이라 수능 원서 접수를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A씨는 “학원 수업까지 빼고 갔는데 접수도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황당하다”며 “수능이 80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마음이 더 조급해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9월5일까지 지역 고등학교와 시교육청 고사관리실에서 수능 응시원서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 수능원서 온라인 사전입력시스템이 전면 도입됐다. 그러나 사전 입력 후 반드시 현장 접수처를 방문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N수생들이 온라인 사전 접수 후 출신 학교에서 최종 확인을 받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교내 진로교사가 졸업생 수능 원서 접수 업무를 맡고 있는데, 담당교사가 수업에 들어가면 접수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담당교사가 짧은 쉬는 시간을 틈타 학생 확인 절차를 밟고 있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상당한 불편이 따른다. 연속 수업이 걸릴 경우에는 2~3시간을 기다리거나 아예 다른 날 다시 와야 한다.
교사는 교사대로 힘에 부친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수업과 졸업생의 수능 원서 접수를 동시에 해야 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학생이 아닌 졸업생 담당은 사실상 과외 업무인데다, 해마다 접수처 실수를 빌미로 수능 원서 접수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해 부담이 상당하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수능 접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사전 접수와 연계해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거나 학교 현장 접수 창구를 확대하기 위한 예산·정책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계는 우선 현 체제에서 졸업생들이 사전에 학교에 문의한 뒤 방문하는 것이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울산은 타지역에 비해 수능 업무 협조가 잘 되고 있는 편”이라며 “내년에는 수험생과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며 사소한 절차까지 고민해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6학년도 수능 오는 11월13일 치러지며, 성적은 12월5일 통지된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