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첫 출간 이후 10년만에 내놓은 완결편이다.
신다방열전은 정작가가 1970년대 후반과 1980~1990년대,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구 공업탑로터리 원다방, 울주군 삼남읍 옥다방, 방어진 약속다방, 비목다방, 남창 중앙다방, 언양 여우다방, 호계역 앞 귀향다방, 병영 길다방, 그리고 봉계 정다방에 이르기까지 울산의 다방 40여곳을 담았다.
작가는 국립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하고 1978년 5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취업하면서부터의 1970~1980년대의 울산지역 다방 이야기를 책에서 비교적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책에는 작가가 방문한 울산의 여러 다방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첫번째 다방으로 한 때 울산의 관문이었던 공업탑로터리 원다방을 소개하고 있다. 취재하기 위해 찾아간 어느 봄날의 기억을 담고 있는데, 나훈아의 ‘찻집의 고독’을 그는 다방 애국가로 지칭한다.
울산 문화 인물들과 다방을 함께 소개한 코너도 눈길을 끈다. 월성다방과 홍수진 시인, 명다방과 이상숙 시인 등이 대표적이다.
정은영 작가는 “언론사 기자로 근무하다 40대 후반 퇴직하면서 어느 날 친구를 만나기 위해 기억나는 다방을 찾아갔더니 이미 문을 닫고 없었다. 아차, 싶었다. 그러고 보니 다방 대신 주변에 카페가 문을 열고 있었다. 다방이 사라지고 있구나, 한 시대 삶의 중심에 있었던 다방들이 사라지는 데 대해 아쉬움이 컸다. 그날부터 부지런히 남아있는 다방들의 간판 사진을 찍었다. 문을 열고 있는 다방은 찾아가서 커피를 마셨다. 마담과 레지(종업원)들과는 잘 지냈던 것이 다방열전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틈틈이 쓴 다방 이야기들을 모아서 2015년 첫번째로 <다방열전>을 냈다. 여기에 부족했던 내용을 보강하고 찾아낸 다방들의 이야기를 엮어서 2022년 <속, 다방열전>으로, 첫번째 다방열전을 내고부터 꼭 10년 만에 완결판으로 <신 다방열전>을 내게 됐다.
신 다방열전은 작가가 20년에 걸쳐 울산 다방 이야기를 수집한 최종 연구보고서 같은 결과물이다. 책에는 사라진 추억의 다방 사진들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작가는 서문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혼자 몸부림쳐야 하는 혹독한 산고다. 그렇지만 태어난 작품을 보면서 지난 고통을 깡그리 잊는다. 작가의 숙명이다”라고 했다.
정은영 수필가는 지난해 울산문학상을 수상했고 울산예총 사무처장과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수필집으로 <부치지 못한 편지> <병영성을 걷다> 등이 있다. 울산문협 고문이자 울산불교문협 회장, 울산문인극회 극단 쫄병전선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