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본보에 6개월 가량 연재되었던 장편소설 <붉은도끼>(도화·294쪽)가 책으로 나왔다. 반구천의 암각화 일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국내 최초의 반구천 암각화 장편소설로, 김태환(사진) 작가가 30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반구천 일대를 찾아다닌 끝에 완성돼 결실을 맺은 것이다.
소설의 무대는 울주 대곡리 반구대와 천전리 암각화가 있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구천 일대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1970년 발견돼 50여 년 동안 학계의 꾸준한 연구가 있어왔다.
그러나 암각화를 새긴 것이 수 천년 전의 일이어서 정확한 내용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김 작가가 가장 관심을 가진 것은 암각화를 새길 때 사용한 도구였다. 아직 학계에선 암각화를 새기던 도구에 대해서는 언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는 소설에서 붉은 돌로 만든 도끼를 세상에 툭 던져 놓겠다고 한다. 소설은 이 같은 궁금증에서 시작돼 실화와 같은 픽션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김태환 작가는 30년 전부터 암각화에 관심을 갖고 반구천 일대를 찾아다녔다. 반구천의 암각화 입구의 공룡발자국화석을 발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암각화와 가까운 지역에 살고 있는 노인들을 찾아가 암각화 발견 이전의 일들에 대해 실제 있었던 이야기들을 수집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동마을에는 홍옥석 광산에서 원석을 지게로 져 날랐다는 노인도 만났다. 또 대곡댐이 수몰되기 전에 유물 발굴 현장에도 숱하게 발품을 팔았다.
김 작가는 “반구천에 드나든 지가 30년이 훨씬 넘었으니 이야기 하나를 완성하는데 꽤나 긴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야기의 뼈대는 30년간의 족적을 그대로 차용했다”며 “거기에 상상의 살을 붙여 소설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설 ‘붉은 도끼’는 반구천 상류 미호천에서 나오는 붉은 홍옥석을 소재로 사용한 소설”이라며 “치정사건을 다루었지만 흥미를 위한 것이고, 읽다보면 반구천 암각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반구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누구보다 환영하며,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전 울산대 이하우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또 동의 없이 실명을 사용한 등장인물 분들에게도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북 괴산 출생의 김 작가는 울산소설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단편집 <낙타와 함께 걷다>, 장편소설로 <니모의 전쟁> <계변쌍학무> <박달산 직지를 품다> 등이 있다. 특히 <박달산 직지를 품다>는 ‘제10회 직지소설 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필력을 인정받았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