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고려아연의 고순도 아연 제련 기술인 ‘헤마타이트 공법 기술’을 비롯해 3건의 첨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새롭게 지정했다. 사모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행정 예고를 거쳐 2일부터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금속, 전기전자, 우주 분야에서 각각 1건 등 총 3건의 기술이 신규 지정됐다.
대상 기술은 △아연 제련 공정의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 △21uF/㎜3 이상 초고용량 밀도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설계 및 제조 기술 △1m 이하 해상도의 합성개구레이더(SAR) 탑재체 제작·신호처리 기술 등이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이 보유한 헤마타이트 공정은 아연 정광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고순도 아연을 생산하는 기술로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제련 공법으로 평가받는다. 산업부는 해외 의존도 축소와 안보적 필요성을 근거로 지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MLCC 관련 기술은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핵심 분야로 해외 유출 차단을 위한 지정이라는 설명이다. SAR 제작·신호처리 기술은 국방 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는 이유로 포함됐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와 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로 정부가 특별 관리한다.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외국 기업 인수·합병 시 정부 승인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특히 고려아연의 경우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적극 추진해왔다. 이번 신규 지정으로 최윤범 회장 측은 또 하나의 방패를 확보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이차전지 전구체 제조 기술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받은 바 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