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큰 인기를 끈 영화에 민화 속 호랑이와 까치가 등장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여러 색깔의 민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
오는 18일까지 울산 중구문화의전당 별빛마루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울산민채예술협회의 9번째 회원전 ‘민화의 향연’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중구문화의전당 별빛마루갤러리. 울산민채예술협회 회원 51명의 작품 51점을 만날 수 있었다.
천태자 울산민채예술협회 대표를 주축으로 3대에 걸친 회원들의 작품은 민화의 넓은 세계를 알려주는 자리였다.
그동안의 회원전은 주제를 정해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자유 주제로 열려 보다 다양한 색깔의 민화가 전시됐다. 특히 같은 작품이라도 작품명에 ‘신’이 붙은 민화는 작가의 생각과 개성이 크게 묻어났다.
천 대표의 작품인 ‘봄나들이’는 여러 겹 칠한 아크릴을 파내는 방식으로 반구천의 암각화에 새겨진 문양과 봄을 나타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회원들의 연령이 20~80대로 다양하고 경력도 천차만별이지만 모두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인 것과 밝은 색채가 인상적이었다.
옛 작품이라고 여겨졌던 민화가 한류 열풍으로 젊은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했다. 실제로 이날 전시장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찾으며 관심을 보였다.
황갑신 울산민채예술협회 회장은 “처음에는 답습하다 갈수록 본인의 색깔이 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조상들의 염원이 담긴 민화는 그리다보면 잡생각이 사라지면서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며 “내년에는 10주년인 만큼 대작들 위주로 준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서경희 울산환경미술협회 회장은 “어릴 때 봐왔던 그림들이라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며 “민화는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친근해 저변 확대 가능성이 크다. 한류 열풍으로 민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민화가 담긴 굿즈 등을 활성화해 민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영태 서양화가는 “요즘에는 서양화와 동양화의 경계가 옅어지는 등 장르에 대한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 속에서도 민화만큼은 색을 잃지 말고 특화된 분야로 발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글·사진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