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세대를 겨냥한 ‘캐릭터 마케팅’이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귀엽고 감성적인 캐릭터를 통해 브랜드에 친근함을 입히고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행정과 산업 전반에 감성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울산시 5개 구·군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각 지자체들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캐릭터를 만들어 홍보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중구의 ‘울산큰애기’는 울산 방언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씩씩하고 따뜻한 울산 여성을 상징한다. 남구의 ‘장생이’는 귀신고래를 형상화해 고래도시 이미지를 강조했고, 동구의 ‘마니·고미·도리’는 말·곰솔·대왕암을 착안해 해양도시 동구의 상징성을 담았다. 북구는 제철 문화를 담은 ‘쇠부리’, 울주는 간절곶의 일출을 형상화한 ‘해뜨미’를 내세워 각각 산업과 자연을 주제로 지역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행정 홍보가 감성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역의 이야기와 상징을 담은 캐릭터는 시민과 정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감성 캐릭터 열풍은 일상 속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골목 곳곳 인형뽑기 가게에는 라부부·티니핑 등 인기 캐릭터 인형이 진열돼 있고 편의점과 카페에서도 캐릭터 키링과 미니 굿즈를 활용한 프로모션이 잇따르고 있다. 생활 속 소비 트렌드가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캐릭터의 친근한 이미지로 효과적인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어 유통업계 역시 이미 캐릭터 마케팅의 중심축이 됐다.
오뚜기는 ‘뚜기·마요·챠비’로 구성된 ‘옐로우즈’를 전면에 내세워 캐릭터 팝업스토어 ‘해피냠냠 라면가게’를 운영하며 소비자와 직접 만났다. 농심은 오랜 인기 캐릭터 ‘너구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컵라면 굿즈와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였고,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호치’를 글로벌 IP로 키워 해외 팬덤을 형성했다.
카페 브랜드 할리스도 할리베어를 마스코트로 내세워 시즌 메뉴와 굿즈, SNS 콘텐츠를 잇달아 출시하며 캐릭터를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으로 삼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는 산리오의 ‘헬로키티’, 중국 팝마트의 라부부처럼 캐릭터가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문화적 자산으로 발전하는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캐릭터 라이선스 시장은 지난해 3400억달러(약 475조원) 규모로 2027년까지 연평균 4.1% 성장할 것으로 점쳐졌다.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감정적 친밀감을 심어주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감성 마케팅이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통해 브랜드를 기억하고, 굿즈 구매나 SNS 활동으로 이어지는 팬덤 소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