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에 독일서 온 홍성담 판화 울산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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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만에 독일서 온 홍성담 판화 울산서 공개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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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담 ‘장길산-굿’
▲ 홍성담 ‘야간작업’
▲ 홍성담 ‘봄의 소리’
▲ 홍성담 작가
우리나라 민중미술 1세대 작가인 홍성담 작가의 판화 전시 ‘다시 돌아온 편지’가 17일 울산노동역사관에서 개막해 내달 15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월 광주’를 기록한 판화연작 ‘새벽’으로 잘 알려진 민중미술 1세대 작가 홍성담의 작품 5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홍성담 작가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참가한 후 오랜 기간 수배생활을 했고, 1989년 ‘민족해방운동사 걸개그림 사건’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2심에서 7년형을 선고 받아 수감됐다. 홍성담이 수감된 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에 대한 구명 운동이 활발히 벌어졌다.

특히 독일구명위원회는 베르너 페터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어렵게 반출한 홍성담 판화 전시회를 개최했고, 이후 독일 주요 도시뿐 아니라 영국 등 유럽 각지를 순회하며 개최했다. 그 과정에 국제사면위원회(국제엠네스티)는 홍성담을 세계 3대 양심수로 선정했고, 유럽의회도 홍성담 사면을 촉구하는 결의와 서명을 진행했다. 독일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대통령도 1991년 방한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영수회담 자리에서 홍성담의 투옥을 거론하며 구명에 나서기도 했다.

홍성담은 3년간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1992년 석방됐다. 이후 독일로 떠났던 판화는 35년을 지난 뒤에야 되돌아왔다. 홍성담은 올해 9월 초 돌아온 3개의 작품 상자를 9월23일 부산가톨릭센터에서 봉인 해제했다. 이날 확인된 작품들은 1979년부터 1988년 사이에 제작된 것들로 이미 판화원판이 사라진 것이 대부분이었다.

전시 작품 중에는 홍성담의 오월연작 판화집 ‘새벽’에도 수록된 ‘대동세상’ ‘밥’ ‘새벽’ ‘도청궐기대회’가 우선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1979년에 만든 초기 판화 ‘라면 식사를 하는 사람’ ‘정물’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다. 그 외 1983년 작품 ‘야간작업’ ‘장길산-굿’ ‘봄의 소리’ 등은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작품들이어서 의미가 더 깊다.

1955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난 홍성담은 대표적인 민중미술 1세대 화가로 꼽힌다. 5·18 민주화운동뿐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질곡과 사회 부조리를 질타하고 민주주의와 인권과 평화를 담은 작품을 꾸준히 작업해왔다. 1992년 출소 후에는 판화보다 본래 전공인 회화를 기반으로 작업해왔고, 탈핵미술행동과 연안환경미술행동에 참여하는 현역 작가다.

울산노동역사관에서 열리는 홍성담 판화전시는 17일 오후 5시에 열리는 작가 초청 강연회를 개막행사로 문을 연다. 작가가 직접 귀환한 작품을 설명하고 예술가로 살아온 삶을 나누게 된다. 문의 283·1987.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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