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조원채 작가의 사진 연작인 ‘몽유도원’과 동명의 제목으로, 사진 연작 ‘몽유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져 있던 시기에 울산 정자 바다를 소재로 드론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무의식적 인간 본성을 꿈으로 치환시킨 심리적 경향을 작품화 한 것이다. 이 책은 ‘몽유도원’을 제작하게 된 이론적 배경과 형식적 배경 등 개별 작품에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작가는 제2장에서 ‘몽유도원’의 주제를 세 단계로 분석했다. 첫 번째로 동양의 공(空) 사상과 피안(彼岸)의 세계로 동양인의 시각으로 본, 외부의 억압이나 불안, 좌절, 갈등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가와 피안의 세계에 대해 고찰했다. 두 번째로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이야기하는 자연 회귀를 통해서 인간의 고향에 대한 향수나 회귀 의식을 모태와 같은 자연의 근원적 본능이라는 문맥에서 분석했다. 세 번째로 안평대군의 ‘도원몽(桃源夢)’과 안견의 ‘몽유도원도’에 내재한 자연 회귀 의식과 도가사상을 차용한 것에 대해 분석했다.
제3장에서는 ‘몽유도원’의 표현 방법을 분석했다. 첫 번째로 ‘몽유도원’에서 사용된 부감 촬영 기법을 연구했다. 두 번째로 몽유도원에 사용된 포토몽타주 기법을, 세 번째로 마이너 화이트 작품 세계와 ‘몽유도원’에 담긴 은유와 상징성을 각각 비교 연구했다.
조 작가는 “동시대 사진으로서 매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도구와 기술을 사용해 다양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 선산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란 조원채 작가는 중학교 3학년 때 사진에 입문해 50여년을 카메라와 함께했다. 경성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에서 순수 사진을 전공했으며, 울산에는 1987년에 자동차 관련 자영업을 하고자 내려와 정착했다. 조 작가는 도시 시간의 은유를 추상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도시의 벽과 거리, 다리, 아스팔트, 창, 건물 등 도시의 평면적인 공간에서 시간이 보여주는 균열과 변화를 은유와 등가(Equivalent) 기법의 추상을 기반으로 작업하고 있는 사진 예술가이다.
조 작가는 ‘Dreaming Forest’란 작품으로 2021년 미국의 국제사진상 추상사진 부문 최고상(1등)을 받았다. 2017년에는 울산문학 신인상 시조에 등단했으며, 지난해 ‘화전놀이’라는 작품으로 제11회 울산시조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조원채 작가는 사진 산문집 출판기념 사진전을 오는 11월5~11일 울산남구문화원 갤러리 숲에서 개최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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