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강원 정선 강원랜드에서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강원랜드, 대한석탄공사 등 1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울산을 거점으로 한 공기업인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타당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액트지오(ACT-GEO) 선정 과정에서 지질 안정성을 왜곡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담당자 성과급 제공 의혹까지 드러났다”며 “산업부 감사 청구로 대국민 사기극의 전모가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비판했다.
김한규 의원도 “액트지오의 법인등기부가 7년 전 서류인데 검증도 없이 선정했다”며 “기술평가 기준까지 유리하게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동섭 사장은 “해외 메이저 석유개발 업체들이 대왕고래 실패와 예산 삭감 사실을 알고도 투자를 제안했다”며 “이들의 장기적 인력 투입이야말로 사업성을 교차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첫 시추 실패가 사업 중단을 뜻하지 않는다. 심해탐사는 프론티어 영역으로 한두 번에 결론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석유공사가 울산 앞바다 약 100㎞ 해상, 수심 2000m 심해에서 추진 중인 천연가스 탐사 사업이다. 미국 액트지오의 분석에 따라 지난해 6월 정부가 추진을 공식화했고, 포항 영일만~울산 사이 해역에서 35억~140억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첫 시추에서 ‘가스포화도가 낮아 상업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석유공사의 재무위기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이재관 의원은 “석유공사가 해외자원개발 실패로 12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누적 부채는 21조원에 달한다”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또다시 8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를 계획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의하면, 석유공사는 향후 5년간(2025~2029년) 울산 앞바다를 포함한 국내 대륙붕 탐사에 4639억원, 해외 신규 탐사에 130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재발을 막겠다”며 사과했다.
한편, 세계적 오일 메이저사인 영국 BP사가 동해 심해 가스전 공동 개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BP는 입찰 참여 업체 중 가장 높은 지분율로 사업 참여 의향을 밝혔고, 적극적 내용의 2차 탐사시추 이후 개발 로드맵을 제출해 가장 높은 종합 평가 점수를 받아 우선 협상 대상자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BP의 사업 참여 의사 표명으로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진행된 첫 탐사시추 ‘불발’로 사업 동력이 급속히 약화하는 듯했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에는 새 동력이 주입될 가능성이 일단 커졌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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