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의 反求諸己(118)]말은 인격을 비추는 거울
상태바
[송철호의 反求諸己(118)]말은 인격을 비추는 거울
  • 경상일보
  • 승인 2025.11.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송철호 한국지역문화연구원장·문학박사

‘함부로’는 ‘조심하거나 깊이 생각하지 아니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마구’라는 뜻을 지닌 부사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함부로’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도 자신이 말하고 행동할 때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함부로 한다. 사람 중에는 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하기도 하지만,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을 마치 권위인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가끔 마음 내키는 대로 함부로 하는 것을 자신에게 솔직하다는 말로 포장하는 사람도 있다. 아주 가끔 남에게 함부로 말하는 것이 자신의 권위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는 일부러 더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다.

말은 인격을 비추는 거울이다. 높은 지위에 있다고, 많이 배웠다고, 돈이 많다고 인격이 좋은 것은 아니다. 내뱉는 한마디 말, 그 말을 구성하는 단어 하나가 곧 그 사람의 인격이다. 그런데도 세상에는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내가 하는 말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한다면 그렇게 말하지 않아야 하는데, 생각을 하지 않는지, 생각하고도 그렇게 하는지 세상에는 함부로 하는 말이 넘쳐난다. 누군가는 침묵 속에서 진정한 품위와 우아함이 탄생한다고 했다. 굳이 침묵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품위와 우아함은 탄생한다. 하긴, 함부로 말하기는 쉽고 가려서 말하기는 어려우니 차라리 침묵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생각 없는 말은 늘 후회를 낳는다. 수준 낮은 사람은 입이 늘 생각을 앞서고, 수준 높은 사람은 생각을 완전히 정리한 이후에야 겨우 입을 열어서 필요한 말만 한다. 입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이 나를 나쁘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이익이 되는지, 본디 이익을 좋아하는 것이 사람인데, 이처럼 단순한 이익의 셈을 왜 모를까. 말은 당신의 하루와 미래를 그리는 것이다. 나를 위하는 가장 큰 일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게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나의 거울이 어떤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송철호 한국지역문화연구원장·문학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도서관 인근 편의점 ‘담배 뚫린곳’ 입소문 일탈 온상
  • 울산도시철도 2호선 예타 여부 이번주 결정
  • 김지현 간호사(울산대학교병원), 호스피스 전문자격 취득
  • 컨테이너 이동통로 비계 붕괴, 작업자 2명 2m 아래 추락 부상
  • “교통문화 선진화” 전국 나의주장 발표대회 성료
  • 울산 전통시장서 즐기는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