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페이, 지역경제를 만드는 일상의 선택
상태바
[경상시론]울산페이, 지역경제를 만드는 일상의 선택
  • 경상일보
  • 승인 2026.01.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조미정 울산연구원 연구위원

울산의 거리에서 ‘울산페이’ 스티커를 발견하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은 가게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로, 울산페이는 어느새 울산의 골목 구석구석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지역화폐라는 이름이 주던 생소함은 어느덧 사라지고, 이제 울산페이는 시민의 일상적인 결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지역화폐는 시민에게 다소 낯선 제도였다.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고, 결제 방식도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울산은 확연히 다르다. 전통시장의 가판대부터 동네 작은 식당까지, 스마트폰으로 결제 바코드를 비추거나 실물 울산페이 카드를 내미는 모습은 이제 너무나 익숙해졌다. 한때, “울산페이 되나요?”라고 조심스레 묻던 과거와는 달리, 말없이 자연스럽게 결제 화면을 내미는 장면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이처럼 울산페이가 일상의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특정 시기나 일회성 지원에 기대기보다,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 소비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는 울산시의 일관된 정책이 밑바탕이 되었다. 눈에 띄는 단기 성과 내기에 집착하기보다, 장을 보고 식사를 하거나 병원과 약국을 이용하는 평범한 소비가 지역 안에서 끊기지 않고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정책적 흐름은 바로 시민의 일상적인 소비 행위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있다.

올해도 울산페이가 일정한 규모를 유지하며 운영되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역화폐를 특별한 혜택이나 일시적인 이벤트성 제도로 강조하기보다, 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당연하게 선택하는 결제 수단으로 안착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는 울산페이가 일회성 지원책을 넘어 시민의 삶 속에 얼마나 오래, 그리고 깊이 머물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방식은 지역 소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경기 부양책과는 달리,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생활 습관’으로 정착시키는 과정이다.

흔히 지역경제를 살린다고 하면 종종 대규모 사업이나 굵직한 소비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지역의 기초체력을 떠받치는 진짜 힘은 결국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소비에서 나온다. 즉, 동네 가게에서의 장보기, 단골 식당에서의 한 끼, 식사 후 마시는 커피 한 잔처럼 소소한 선택들이 지역 안에서 이어질 때, 지역경제의 흐름이 비로소 단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가 지역 안에서 이어질수록, 지역경제는 외부로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 구조를 갖게 된다. 동네 상점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소비의 흐름은 울산 경제의 기반을 차분히 다져 나가는 핵심적인 동력이 된다. 당장 눈에 띄는 극적인 변화는 아닐지라도, 이러한 일상의 소비가 반복될수록 지역 안의 경제 구조는 외부 환경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자생력을 갖추게 된다.

결국 울산페이가 가진 진정한 가치는 바로 이 지점에서 확인된다. 결제 방식 하나를 바꾸는 작은 선택이 내 이웃의 가게를 살리는 연결고리가 되고, 그 소비가 다시 우리 지역으로 돌아오는 흐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울산페이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시민의 일상적인 소비가 지역경제와 맞닿도록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적인 선택이 곧 지역을 지탱하는 실질적인 힘으로 전환되는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셈이다.

지역소비의 선순환이 꾸준히 이어지기 위해서는 울산페이가 시민들의 일상 속 결제 경로로 계속 선택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 동네 가게에서 내민 울산페이는 지역경제를 순환시키는 하나의 실천이며, 이러한 참여가 쌓일수록 울산의 지역 상권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된다.

그렇기에 울산페이를 사용하는 것이 내가 사는 지역의 경제 흐름에 참여하는 하나의 선택이라는 점을 시민 각자가 한 번쯤은 의식해 볼 필요가 있다. 울산페이가 앞으로도 시민의 일상 속에서 당연한 선택지로 자리하며, 지역소비와 골목의 활기를 잇는 가장 울산다운 생활 방식으로 깊이 뿌리내리길 기대해 본다.

조미정 울산연구원 연구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전고체배터리 소재공장, 국민성장펀드 1호 후보 포함
  • ‘울산 며느리(고 김태호 의원 맏며느리)’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장관 후보에
  • 조선소서 풀리는 돈, 지역에서 안돌고 증발
  • 올해 울산공항 LCC(저비용항공사) 5편 중 1편꼴 지연
  • 울산산재병원 의료진 확보 속도낸다
  • 울산 첫 자율주행버스 ‘고래버스’ 타봤더니...노란불도 철저준수…스마트모빌리티 성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