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코로나와 기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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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코로나와 기부문화
  • 경상일보
  • 승인 2020.07.0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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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 상부상조 정신 투철
코로나 역경도 잘 이겨내면서
공동모금회 역할 되새길 시기
▲ 강학봉 울산사랑의열매 사무처장

사람들은 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누던 세상의 흐름을 앞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한다.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코로나로 세상은 예측할 겨를도 없이 급격하게 달라졌고 또 달라지고 있다. 나라마다 빗장을 걸어 하늘길은 멈추었고, 공장들은 문을 닫거나 재택근무를 하고, 학교까지 문을 닫아 온라인수업을 시작했다.

게다가 많은 중소자영업체가 눈물을 머금고 폐업을 선택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굴지의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무급휴직 등을 동원하며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쓰고 있다. 졸지에 많은 사람이 앞으로 먹고 살아갈 일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 5월 전 국민에게 국민생활안정과 경제회복지원을 목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여러 가지 정책들을 총동원하여 피해가 심한 영역별로 지원을 하는 동안, 사랑의 열매는 그 이면에 생기는 사각지대에 신경을 써왔다. 잠시 경제는 고개를 들었고 개인의 삶에도 활기가 돌았다.

그러나 주춤해지는가 싶던 코로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예측할 수 없는 날들이 놓여 있다.

국내 최대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매년 6000억 이상을 모금하여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개인이나 시설 단체 등에 지원해 왔다.

코로나가 발생하자 공동모금회는 또 발 빠르게 특별모금을 하였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마스크와 소독제 등을 지원하였다. 4월30일까지 약 2개월간 1000억 이상 모금하여 80% 이상 지원을 한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 2차 대유행이 진행될 거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에 걱정이 앞선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당연히 기업의 생산성은 감소되고 세수도 줄어든다. 자연스레 기업이나 개인 기부자들이 기부 여력도 저하되기 마련이다. 반면 도움을 원하는 계층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부 현황을 보면 법인기업과 개인의 비율이 7대 3 정도가 된다. 복지사업의 많은 부분이 기업의 사회공헌기부금으로 이루어지는 형편이다.

기부금이 줄어들면 그동안 해오던 많은 복지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으므로, 그만큼 취약계층의 삶에 타격이 커진다.

특히 수출주도의 산업기반이 강한 우리 울산은 다른 지방보다 그 영향이 더욱 클 것이다. 우린 이미 조선업의 하강세로 그 영향을 크게 경험한 바도 있다. 벌써 석유화학산업과 자동차산업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게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거기다 일반 자영업의 흔들림은 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2017년 OECD 국가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5%(평균 17%)를 넘어섰다. 그리스, 터키, 멕시코, 칠레에 이어 5위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하면 구조적으로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많은 자영업체가 월 매출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착한가게’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기부문화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그들이 직장인들의 월급기부와 더불어 개인기부의 중요한 맥을 이루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부문화를 만들어 오는데 상당한 시간과 공을 기울인 것과 급감하는 기부금에 대한 걱정은 차치하고, 이들이 코로나의 여파로 삶의 터전을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 또는 환란 등이 닥쳐도 십시일반 서로 도와가며 잘 이겨내 왔다.

누구든 여건이 되는 이가 손을 내미는 것이 순서다. 앞으로 세상은 더 크게 요동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돕고 이해하는 문화가 싹트길 소망해본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서로 돕는 사회를 만드는데 우리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해야 할 일을 다시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강학봉 울산사랑의열매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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