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스마트공장, 이지 팩토리(Easy Factory·편리한 공장)의 관점에서 접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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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스마트공장, 이지 팩토리(Easy Factory·편리한 공장)의 관점에서 접근하라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0.07.1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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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스마트공장 추진 위해선

안전하고 쉬운 제품·공정 설계와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 목표 필요
▲ 김기범 울산과학대학교 안전 및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스마트공장을 추진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실무자 또는 경영진을 인터뷰할 기회가 종종 있다. 그 때마다 참석자들에게 먼저 하는 질문은 ‘스마트공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것이고, 이 질문에 참석자들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또는 IoT(Internet of Things)기반의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이 구현된 지능형 공장’ 이라고 대답한다. 물론 이렇게 완결된 형태의 정의를 내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로봇,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단어들로 대충 얼버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전적으로는 완벽한 정의이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에 이것은 너무나 어려운 개념이다. 때문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들 중에는 솔루션 공급기업에 모든 것을 의존한 채, 구축 결과만 보고받는 기업도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것은 바로 목적이 결부된 수단만 나열된 정의이기 때문이다.

이에 스마트공장을 보다 쉽게 접근해 볼 수 있는 목적 중심의 개념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Easy Factory 즉, ‘편리한 공장’ 이다. Easy의 사전적 의미는 ‘쉽다, 편리하다’ 이다. 이를 Factory 즉 ‘공장, 생산활동이 이루어지는 곳’ 이라는 단어와 접목시켜 보면 Easy Factory의 개념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생산의 모든 활동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루어지는 공장’ 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이를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생산현장에서 작업자가 쉽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공장이 Easy Factory의 일차적인 의미이다. 쉽게 작업한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작업자의 개인적인 역량에 의해 생산성과 품질이 좌우되지 않는 것이다.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로봇 등을 활용하여 자동화하고, 생산과정에서 불량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품 및 공정이 설계된다면 보다 쉽게 작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작업자가 안전하게 작업하기 위해서는 작업장의 환경조건 및 위험요인을 모니터링하고, 위험수준이 기준치를 넘어설 경우 사전에 경고를 주고 더 나아가서 이를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듯 쉽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생산현장을 만드는 것은 스마트공장을 통한 생산성 및 품질수준 향상을 위한 선결 조건일 것이다.

관리 측면에서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가 쉽게 집계되어 관리되고 활용되는 공장이다. 제품 설계에서부터 자재를 공급받아 가공 및 조립을 하여 보관하고, 이를 출고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데이터들이 생성된다. 설계도면에서부터 자재 및 공정재고, 공정조건과 품질수준, 설비 상태, 생산계획 대비 진척도, 완제품 재고 및 출고 현황 등의 데이터들이 저장되고, 필요할 때 이들 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생산성이 저하되거나 품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 어느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이들 데이터를 통해 쉽게 확인하고 동일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실시간으로 소진되고 있는 재고수준을 확인하여 자재부족 또는 과잉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수준의 재고를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설비상태 데이터를 활용하여 설비의 이상징후와 유지보수 시점을 사전에 쉽게 알 수 있다면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마트공장, 즉 데이터 기반의 공장 운영관리일 것이다.

공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스마트공장 구축활동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공정, 어떤 업무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그 일을 쉽게 할 수 있을지, 그 결과는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기본 원리는 수단이 아닌 목적 중심의 사고이다.

김기범 울산과학대학교 안전 및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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