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빨리빨리’보다 안전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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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빨리빨리’보다 안전이 먼저
  • 정세홍
  • 승인 2020.09.2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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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홍 사회부 기자

바야흐로 언택트(Untact) 시대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회식과 모임, 술자리가 사라졌고 무인 점포, 배달 등의 비대면 소비문화가 새로 생겨났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에 따른 부작용이 크게 우려된다. 이륜차 법규위반 사례가 올해 급격히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신종 코로나의 위협 속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싶었던 사람들은 가족들과 함께 주로 음식을 배달시켜먹는 언택트 소비로 눈을 돌렸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편리함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배달기사들이 오히려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이륜차로 인한 사망자 31명 중 안전운전을 하지 않아 사망한 사람이 20명, 신호위반이 9명으로 울산의 이륜차 법규위반 문제는 심각하다.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하면서 울산에서는 올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이륜차의 신호위반과 차선침범 등 법규위반 단속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8%나 늘었다. 이는 배달 서비스 시장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배달기사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운전경력이 적은 저연령 배달종사자가 꾸준히 시장에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배달건수에 비례한 수익구조와 신속배달을 강조하는 문화가 배달기사들을 법규위반으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무엇보다 배달종사자 사망자의 60%가 최초 운행 이후 15일 이내 발생했다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조사 결과도 있다. 운전경력이 미숙한 초보자들의 사고 빈도가 높다는 의미다.

운전을 하다보면 차 사이로 칼치기 배달기사는 물론이고 신호위반을 밥 먹듯이 하는 배달기사들을 자주 목격하는데 기분이 좋지는 않다.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건 배달기사들의 의식 변화와 그에 맞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소비자들도 배달 종사자의 안전을 위해 빨리보다는 안전을 부탁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울산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라는 감염병 속에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언택트 소비 속에서도 중요하게 따져봐야 할 가치는 ‘빨리’보다 ‘안전’이 아닐까 여겨진다. 정세홍 사회부 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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