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광과 전시컨벤션 합친 울산관광재단 역시너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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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관광과 전시컨벤션 합친 울산관광재단 역시너지 우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0.10.0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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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울산관광재단이 내년 1월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산업 활성화에 대한 오랜 시민적 바람과는 달리 한참이나 늦었지만 관광재단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그런데 울산관광재단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한 재단을 설립하는 것인지, 전시컨벤션센터 운영 주체를 설립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관광재단은 1개 본부, 7개 팀, 35명 규모로 출범한다. 지난해 11월 최종보고를 한 용역에서는 관광과 컨벤션 2개 본부로 나누는 것으로 제안됐으나 1본부체제로 단일화했다. 시너지(synergy 상승효과)를 위해 관광과 전시컨벤션을 나누는 것보다 합치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7개 팀은 전체를 관리하는 경영관리, 관광산업분야에 관광사업과 관광콘텐츠 2개팀, 그리고 전시컨벤션 운영에 컨벤션뷰로, 전시사업, 센터사업, 센터운영 4개팀으로 구성된 것이다. 사무실도 현재 건립 중인 전시컨벤션센터 내에 둔다. 전시컨벤션에 훨씬 높은 비중을 둔 체제라는 것이 한눈이 읽혀진다.

애초에 관광재단이 관광과 컨벤션센터 업무를 함께 맡게 되는 것에 대해 주객전도의 우려가 제기됐는데 개선은커녕 오히려 1본부 체제로 통합함으로써 관광재단 고유의 업무가 거의 사라지지는 않을 지 걱정이다. 주(主)가 돼야 할 관광산업 분야가 부(附)가 되고, 컨벤션센터 운영이 주가 되면서 이름뿐인 관광재단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예산도 전시컨벤션센터 운영이 7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관광자원 개발과 콘텐츠 발굴, 마케팅, 리서치 등의 관광산업 업무는 소홀해질 것이 뻔하다.

관광과 전시컨벤션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산업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방법적으로 중복되는 부문이 없진 않지만 실질적인 공간을 운영하는 전시컨벤션사업과 지역사회 전반의 볼거리·즐길거리 등을 폭넓게 개발해서 관광수요를 만들어내야 하는 관광산업은 업무상 거리가 멀다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전시컨벤션센터는 개장 초기에 많은 사업들을 벌여야 하고, 그에따라 사업비도 많이 들어가게 되므로 상대적으로 관광산업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우려도 크다.

전시컨벤션센터의 성공적 운영도 중요하다. 전국의 많은 전시컨벤션센터가 적자운영에 허덕이고 있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설립 초기부터 기업경영의 마인드로 운영할 필요가 있는 시설이다. 그런데 비영리재단법인인 관광재단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각각의 전문성이 강조돼야 하는 두 분야를 하나로 묶어 오히려 역(逆)시너지가 나지는 않을지 다시 한번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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