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석의 경제만화경(3)]아기상어 체조와 제조업 울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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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석의 경제만화경(3)]아기상어 체조와 제조업 울산의 미래
  • 경상일보
  • 승인 2020.11.0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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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두석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제조업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 한국
포스트 코로나시대 대응 위해서는
기업·개인 맞춤형 콘텐츠 개발하고
젊은세대 역량 발휘할 경제환경 필요
車·조선업 등 ‘제조업 성지’ 울산도
무형 콘텐츠 기반 미래산업 육성해
스타트업 모여드는 생태계 조성해야


2020년 11월2일자로 유튜브에서 전세계 조회수 1위 콘텐츠가 한국의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다. 70억회를 돌파했다. 핑크퐁은 스마트스터디의 유아교육 콘텐츠 이름이고 해당영상은 핑크퐁을 통해 내놓은 ‘아기상어’라는 동요에 맞춰 아이들이 춤을 추는 동영상이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자. 유튜브는 대략 조회수 당 2원에서 3원 정도의 광고수익을 준다고 하니, 일단 단순하게 계산해서 70억회의 조회수는 140억원에서 210억원 정도의 광고수익을 가져다준다. 해당 동영상은 2016년 6월에 최초로 공개됐다. 연평균 40억원 내외의 순수익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물론 해당 동영상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매출발생요인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스마트스터디의 2019년 매출이 1055억원과 영업이익이 347억원을 달성했다고 나오는데 2019년의 매출은 전년대비 164% 성장한 수치인 것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아기상어’가 조회수 1위를 한 사건을 단순히 하나의 흥미로운 이벤트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상징적인 변화가 있다. 첫 번째는 유아교육 콘텐츠라는 점이며, 두 번째는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동영상이라는 점이다. 우선은 유아들로 한정하여 생각해야겠지만 적어도 ‘재미있는 댄스’를 통한 동요 등을 동영상을 통해 교육하는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는 점이다. 교육 분야에서 온라인화는 코로나19와 더불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컴퓨터 코딩 교육 등에서는 온라인을 통해서 강의를 듣고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직장인 등의 개인이 유료로 강의를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매우 많다. 그러나 제도권 교육에서 온라인 교육은 익숙하지 않다. 학생들의 ‘재미’와 ‘몰입’을 이끌어 내는 데까지 도달했는지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어떠한 유형의 상품을 해외에 수출하여 외화를 획득하고 자본화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성장을 이끌었지만 중국 등의 출현으로 해당 분야에서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산업에 수요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초의 피해는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 상품에 국한되겠지만 갈수록 기업 간의 B2B(Business to Business) 상품으로 그 피해가 누적될 것이다. 특히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간의 전염병에 대한 취약성을 확인한 뒤로 향후 노동을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을 통한 자본으로 광범위하게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는 제조업이 회복돼도 실업은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교육 콘텐츠와 같은 무형의 상품을 산업화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선 무형의 콘텐츠에는 영화, 웹툰, 서적과 같은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가 있다. 또한 기업을 위한 교육에서 특정한 제품의 설계, 디자인, 기획 등까지 광범위한 무형의 자산을 포함하고 이를 재료로 교육 등을 제공하는 2차 콘텐츠를 일으키는 등 그 범위와 깊이가 다양하고 깊다고 봐야한다.

특히나 지금 젊은 세대는 과거 세대와 달리 하나의 기술을 배워서 평생 사용하는 것보다는 자신을 상품화하여 드러내고 타인과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며 희열을 느끼는 세대이다. 달리 말하면 제조업 생산에 특화된 기업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무언가를 연구하여 새로운 무형의 상품이나 지식을 생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원한다는 뜻이다. 기존의 기업이나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이 가장 높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조건이 기존과 다르다면 미래의 산업에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이러한 무형의 콘텐츠 산업은 갈수록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는 대한민국에서 여성들의 콘텐츠 생산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에도 유리하다. 특히나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를 넘어서 코로나 레드를 이야기하며 우울증을 이야기하는 시대에는 카운슬링부터 온라인 교육까지 다양한 활동무대가 만들어질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이러한 콘텐츠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아기상어 콘텐츠의 전세계 조회수 1위 등극은 이러한 변화를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은 최근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울산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울산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성지이고 지금까지 ‘제조업 한국’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물론 앞으로도 이러한 위상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안요소 역시 적지 않은데 예를 들어 울산시의 인구는 2015년 11월에 120만명(내국인 기준 117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로 지속적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아무래도 조선업의 장기 침체와 중국의 사드 문제 이후 매출이 감소한 자동차 산업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구감소의 정책적 대책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본질은 그 도시의 일자리와 그 도시가 보유한 다양한 무형의 콘텐츠도 한몫 할 것이다. 과거에 창업기업을 연구하기 위해서 세계 두 번째의 창업생태계를 보유한 영국 런던의 테크시티를 방문한 적이 있다. 초창기 테크시티 정책을 담당하던 Imperial College London의 노(老)교수에게 비슷한 정책과 입지를 보유한 독일이나 네덜란드의 다른 도시와 달리 런던에 창업생태계가 형성된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대답이 인상 깊다. 그 교수의 답변은 한 마디로 ‘런던이 매력 있어서(Cool)’였다. 런던의 문화가 매력이 있고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에 젊은 혁신가나 창업가가 런던에 자연스럽게 모이고 우연치 않게 낙후돼 저렴한 임대료의 쇼디치(Shoreditch) 등의 지역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화와 콘텐츠의 힘이다. 이제는 진지하게 대한민국과 울산의 미래 산업의 다양한 대안에 대해서 고민해 봤으면 한다. 장두석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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