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 다시 불 지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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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 다시 불 지필 수 있을까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0.11.0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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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업기술박물관을 울산에 건립하겠다고 정부가 확정발표한 것이 2013년 9월13일이다. 울산유치범시민운동본부를 발족하여 30만명의 시민서명을 받은지 1년7개월만의 성과였다. 서울 용산에 1조2000억원을 들여 20만㎡ 부지에 설립하려고 했던 산업기술박물관을 울산시민의 힘으로 대한민국 근대화를 앞당긴 산업수도 울산에 유치한 것이다. 울산시는 2014년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울산대공원 내 울산박물관 인근을 건립부지로 확정했다. 그런데 그 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면서 규모축소를 거듭하다가 마침내 2017년 KDI가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미시행으로 평가를 내렸다. 사실상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그런데 2019년 산업기술박물관이 아닌 산업기술복합문화공간이란 명칭으로 싹이 되살아났다. 이채익 국회의원이 박물관건립 로드맵 수립을 위한 용역비 3억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의원은 그에 앞서 2017년 울산에서 산업기술박물관 설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박물관 건립 재추진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울산시가 요청한 산업기술복합문화공간도 정부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2019년 제4차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에 선정되지 못한 것이다. 울산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신청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안을 마련했다.

울산문화도시포럼이 6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시민홀에서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김정배 포럼 이사장은 “산업기술박물관의 설립 목적, 공간 구성, 기능과 역할, 기대 효과 등에 대한 논의에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해서”라고 새삼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크고 중요한 문화콘텐츠다.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경이로운 경제발전의 역사를 상품화하는 것이 바로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다. 그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고 지금도 세계적 기업의 생산현장이 있는 울산에 건립하는 것은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임에 틀림없다.

문화콘텐츠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은 이미 다양하게 입증되고 있다. 그런데 타당성이 부족하다니, 말이 안 된다. 미룰 수록 국가적 손실이다. 게다가 경제발전 1세대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절차상의 문제로 명칭을 변경할 수는 있으나 애초에 정부가 용산에 설립하려고 했던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그 규모 그 콘텐츠 그대로 울산에 유치해야만 한다. 규모를 줄이거나 다른 유사 문화체험시설로 대체해서도 제대로 가치를 살리기 어렵다. 이번 심포지엄 개최가 울산시민들은 물론 울산시와 정부의 의지에 다시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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