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환경적 지리적 문화적 조건을 세밀하게 따져 봐야 겠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간절곶에는 일출을 상징할만한 그 무엇이 없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멋진 해돋이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도 간절곶인지, 어느 평범한 바닷가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는 것이다. 상생의 손이나 모래시계가 등장하면 호미곶이나 정동진이라는 것을 누구나 금세 알아차릴 수 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울주군이 서생 일원 해양관광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6월 완료한 해양관광개발 종합계획을 바탕으로 내년도에는 진하해안 사업을, 2022년에는 간절곶 일원 관광시설물 조성을 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지난 20여년동안 울주군에 여러 단체장이 거쳐갈 때마다 간절곶에 조형물이나 시설들을 했지만 그 중 어느 하나도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관광자원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간절곶을 난삽하게 만드는 흉물로 남아 이동 또는 철거 비용을 가중시키기만 했다. 이번에도 울주군은 간절곶 등대 뒤편 초지 중앙에 높이 70m 규모로 소망타워를 비롯해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음챙김센터, 바다로 뛰어드는 느낌을 주는 바다미끄럼틀 조성 등을 추진한다는데 도무지 간절곶의 상징성과 맞아떨어질 것 같지 않아 벌써부터 걱정이다. 간절곶을 더 이상 망쳐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오히려 해양관광단지지정 추진을 서두르는 것이 낫겠다. 근래들어 공공개발보다도 민간개발이 훨씬 더 친환경적이고 세련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용역비 2억5000만원을 투입해 재정 규모가 큰 관광개발 사업 추진 및 숙박시설 민자 유치를 위해 서생 전체 해안을 아우르는 해양 관광단지 지정 개발의 타당성을 조사한다. 조형물과 시설물을 하기 전에 관광단지로 지정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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