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맛있는 물을 얻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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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맛있는 물을 얻으려면
  • 경상일보
  • 승인 2020.11.3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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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온도에 따라 물맛 좌우
원천부터 오염막는 물관리 등
우리 물 지키는 방법 찾아야
▲ 양성봉 울산대교수·유기화학

맛있는 물을 마시고 싶다, 깨끗한 물을 사용하고 싶다, 라는 소망은 누구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맛있는 물’ ‘깨끗한 물’을 마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날이 갈수록 이러한 물을 얻기가 더 힘들어졌다.

우리에게는 마시는 공기가 매우 중요하듯 물도 이제는 목숨과 같아졌다.

이미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물 부족이 심각해졌으며, 생활하수, 농업배수, 공업폐수에 의해 우리 주변에서도 오염된 물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요즘은 바닷물까지도 오염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하수를 너무 많이 뽑아 써서 하천에 흘러야 할 물이 점점 없어지게 되었으며, 땅 속에 묻은 많은 상하수도로 인해 지반침하도 일어난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물이 빨리 증발되고, 비가 많이 내리는 현상이 생기고, 물이 없는 곳은 비가 내리지 않는 사막화 현상도 가속되고 있다. 또한 곡물이나 육류를 수입하는 것은 식량을 키우는 나라의 물을 뺏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제는 좋은 물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한 물을 아껴야 하는 이유가 뭔지 우리 모두 머리와 가슴에 새겨야 할 시대가 된 것이다.

맛있는 물을 얻기 위해서는 물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하며, 그 중 물의 온도, 칼슘 및 마그네슘 농도 즉, 경도, 탄산가스, 증발잔류물, 유기화합물, 냄새, 잔류 염소 농도 등이 중요하다.

증발잔류물, 칼슘 및 마그네슘과 같은 금속 양이온, 물에 녹은 이산화탄소 즉, 유리탄산 그리고 물의 온도는 물을 맛있게 느끼게 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유기화합물이나 잔류염소는 물에서 냄새가 나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 성분의 농도가 높아지면 물맛을 나쁘게 한다. 물속에 녹아 있는 칼슘(Ca)과 마그네슘(Mg) 이온의 농도 합을 경도라 하며, 경도가 높은 물을 센 물(경수), 낮은 물을 부드러운 물(연수)이라 한다.

맛있는 물의 경도는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10~100 ㎎/ℓ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실 수 있는 물의 대부분은 50 ㎎/ℓ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물은 잘 관리하면 맛있는 물에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증발잔류물은 물을 끓여서 증발되지 않고 남는 물질이며, 주로 미네랄을 의미한다. 미네랄은 칼슘, 마그네슘, 포타슘(K), 철, 망간(Mg) 등의 이온이 물에 녹은 광물을 뜻하며, 물에 이러한 미네랄의 농도가 너무 적으면 물맛을 느끼지 않게 되고, 너무 많으면 쓴맛이나 떫은맛을 느끼게 한다. 물속에 녹은 이산화탄소(CO2)가 3~30㎎ 정도일 때 신선하게 느껴지며, 반면 염소가 녹아 있으면 물맛이 나빠진다. 따라서 수돗물은 소독용으로 들어있는 염소로 인해 맛이 없게 된다. 염소를 없애기 위해 수돗물을 끓이고 식힌 물은 탄산이 사라져 역시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맛있는 물을 마시려면 물의 온도도 매우 중요하며, 가장 맛있다고 느껴지는 온도는 10에서 15℃ 사이의 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건을 가진 물은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물이며,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돗물은 마실 수 있는 물에 살균을 위해 염소를 넣은 것이며, 물속에 유기화합물이 많거나 암모니아가 녹아 있게 되면 염소로 인해 소독제 냄새가 더 나게 되어 불쾌감을 느낀다.

따라서 맛있는 물을 얻기 위해서는 먹는 물의 원천이 되는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다.

수돗물은 사람이 오래 마셔도 병들지 않는 물을 대량으로 만든 것이며, 좋은 물은 수돗물로 만들 수 있는 물이라 할 수 있다. 맛있는 물은 좋은 물 중에서도 맛이 있는 물, 약수는 맛있는 물 중 오래 마시면 건강해지는 물이라 한다. 결국 맛있는 물은 산에서 우러나온 물이나 지하수 중에서 좋은 맛이 있는 물을 뜻한다. 수돗물은 이러한 물이 모여 호수가 된 물을 찌꺼기나 냄새를 없애 깨끗하게 만든 물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국내에서 맛있는 물을 새로 찾아내기란 쉽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생수병 속의 맛있는 물은 점점 먼 곳에서 채취된다고 한다. 다시금 우리의 물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생각할 때이다.

양성봉 울산대교수·유기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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