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기부문화의 확산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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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기부문화의 확산을 바라며
  • 경상일보
  • 승인 2020.12.0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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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규모 비해 기부지수 낮아
지역사회 곳곳에 사랑의 온기 전할
울산 사랑의 온도탑 목표달성 기원
▲ 이순영 춘해보건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2월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두 달간 실시하는 ‘희망 2021 나눔캠페인’의 목표를 52억5000만 원으로 발표했는데 이는 2020년 나눔캠페인의 모금 목표액 70억 원보다 25% 가량 낮은 것이다.

울산은 나눔캠페인을 통해 2004년부터 2019년까지 16년 연속으로 모금 목표액을 100% 달성해 사랑의 온도탑 100도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나 2020년 올해 초 처음으로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목표달성을 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기부 감소가 꼽혔다. 2020년 내내 코로나19로 기업의 매출은 줄어들고 코로나 방역에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이 상당히 집행된 것으로 여겨지는 올해에는 25%나 목표를 낮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부는 친사회적 행위로서 개인이 타인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타인에게 경제적 자원을 증여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Payton & Moody, 2008). 기부는 시장과 정부를 통해 제공되는 복지 자원의 불충분성을 보완하는 대안적 활동(강철희 외, 2017)으로 복지국가를 보완하는 기능한다.

또한 사회적 연대감에 기초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을 때 가능한 행위이기 때문에 복지국가 성숙에 필요한 사회적 연대의 강화를 가져올 수 있다. 즉 복지국가 발전의 중요한 자원으로 기능한다.

기부 현황을 살펴보면, 기부금 총액은 국세청에 신고한 개인과 법인 기부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국세청의 통계연보에 의하면 총 기부 금액은 2000년 1조, 2010년 11.5조, 2018년 13.9조이다. 이는 20여년 만에 약 13.9배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년동안 평균 개인기부금 65%, 기업기부금은 35%이며, 1998년 이후 개인기부금 총액이 기업기부금 총액을 앞지르고 있다.

기부자 평균 기부금은 2004년 5만원에서 2015년 39만원까지 상승하다 2017년 25.3만원, 2019년 26.3만원을 기록했다. 통계청 사회조사의 기부자 평균 기부금액은 2011년 2만원, 2015년 32.6만원, 2019년 40.6만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기빙코리아, 2020). 기부참여율은 낮아지고, 평균 기부금액은 대체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GDP 대비 기부금 비중에서는 2006년 0.84%에서 2010년 0.79%로 한 차례 후퇴한 후 계속 증가해 2013년 0.87%를 기록했는데, GDP 대비 기부금 비중이 미국의 2%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현대경제연구원, 2016). 우리나라의 세계기부지수는 2018년 144개국 중 60위(Charity aid foundation, 2018)로 세계 12위라는 경제규모에 비해서는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낮은 기부 수준의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현우 등(2011) 학자들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학연, 혈연, 지연 등 한국 사회의 강한 연고주의가 보편적인 사회공동체 정신함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부가 자선적 동기에 의한 일회성 행사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어 개인의 기부활동이 일상생활 속 문화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한국이 경제규모에 비해 기부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원인은 사회기득권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이 부족함을 지적하고 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세제혜택 등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것과 기부의 대상이 되는 비영리기관의 활동과 그에 따른 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장치의 부족도 원인일 수 있다고 본다.

기부는 갈수록 확대되어 가고 있는 보편적 사회복지 실현을 위해서도 그리고 민간 사회복지활동의 중요한 요소인 재정적 안정을 가능하게 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기부는 중요한 자원이며 기부를 통해 개인적으로 사회참여의 기회를 얻고 사회적으로 시민사회의 성숙을 이끌어 내며 사회구성원 간의 신뢰 회복과 연대감을 향상시키는 등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모습을 많이 변화시켰고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은 더 추운 겨울을 겪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어 우리 사회 곳곳에 그 온기가 전해졌으면 한다.

이순영 춘해보건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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