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부울경 통합에 대한 논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민선6기에서도 수차례 모임도 했고 실질적으로 협의체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현안에 들어가면 경쟁체제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넘어설 수가 없었다. 이날 포럼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포럼에서 ‘부·울·경 2단계 통합론’을 제안했다”고 언급한 뒤 “과거에도 광역시도간 협력 추진 사례가 있었지만 협의안을 만들어 각 시·도로 돌아가면 결국 각자의 이해 때문에 결정과 집행이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과거는 물론이고 지금도 여전히 그럴 가능성이 높고 그럴 수밖에 없다. 행정 단위가 엄연히 구분돼 있는데다 선거에 의해 선출된 단체장으로서는 지자체의 이익을 우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체장 또는 지방정부의 당연한 역할이자 책임을 두고 지역이기주의라고 몰아부칠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이런 현실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동남권 단체장들이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는 통합논의에 나선 것은 너무나 답답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엄밀하게 들여다보면 동남권 메가시티는 동남권 단체장이 모여서 의논해야 하는 동남권의 발전을 위한 전략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매우 중요하고도 시급한 일이다. 정부가 국토불균형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행정체계 개편과 경제 분산,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메가시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날 포럼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정세균 국무총리는 “권한 집중에서 권한 분산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에 대해 과감하고 담대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동남권 메가시티를 지지했다. “국가균형발전 방안의 하나로 보고 부·울·경이 추진하는 동남권메가시티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도 약속했다. 하지만 부울경이 추진하면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소극적 태도로는 메가시티도, 국토균형발전도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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