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차 도전은 문화재청이 아닌 울산시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지난 2013년의 경우 사연댐 물 문제를 둘러싸고 울산시와 문화재위원회 간의 대리전 양상이 표출됐으나 지금은 오히려 울산시가 앞장 서서 명승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명승 지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반구대 암각화 일원에 대한 명승 지정은 여러 면에서 울산에 이롭다. 첫번째는 명승이 지정되면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에도 크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지난 10월14일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번에 시가 명승 지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와 결부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두번째로는 명승 지정이 울산 관광산업의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산업이 취약한 울산에 전국적인 명승이 지정된다는 것은 적지 않은 도시 이미지 홍보라고 할 수있다. 세번째로는 시민들의 자부심이다.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를 끼고 있는 대곡천은 공룡시대부터 선사시대, 역사시대를 섭렵하는 하나의 교과서다. 울산의 조상들이 이 대곡천을 근거지로 삼아 지금까지 번창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대곡천 일대가 명승으로 지정되면 모든 인허가는 문화재청이 맡게 된다. 또 모든 개발행위는 엄격하게 제한되고 부지는 문화재청과 울산시, 울주군이 사들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재산권과 관련된 분쟁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명승 지정 신청은 울산시가 맡게 돼 과거와 같은 첨예한 대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부심 높은 주민과 울산시가 조화로운 상생 방안을 찾는다면 더 생산적인 결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대곡천은 지난 2004년 명승 14호로 지정된 영월 어라연 지역과 거의 비슷한 형상을 지니고 있다. 한반도 융기의 증거인 감입곡류하천이 전형적으로 나타나며 수직절벽(반구대), 구하도(대곡리)에다 시문학 등 문화적 요소까지 어우러져 있다. 반구대 암각화 일원이 반드시 명승으로 지정되도록 시민들이 나서서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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