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과 치료제 개발 가시적인 성과
코로나 물리치는 희망찬 새해 기대

두 가지 중요한 변화가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났다. 하나는 12월4일 세계 3대 국가신용 등급 평가기관 중 하나인 영국의 Fitch Ratings사가 말레이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A-(신용상태양호)단계에서 BBB+(신용상태적절)단계로 한 단계 강등시킨 것이다.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하락을 기록했다. Covid-19가 말레이시아 경제에 미친 영향이 주된 이유다. 정부가 2021예산을 포함한 구제조치 이행을 위한 법안을 확보했지만, 지난 3월 정권 교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을 포함해서 개선 전망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른 하나는 코비드-19 확진자가 매일 1000명 전후로 발생을 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그 동안 강력 추진한 확산방지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내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간여행(Interstate Travel)을 허용한 것이다. 극히 일부지역만 조건부 이동 통제령을 12월20일까지 연장하면서, 12월7일자로 다른 지역은 해제함과 동시에 전국적으로 EMCO(강화된 이동 통제령) 지역을 제외한 지역은 경찰이 도로를 막고 검문하던 것을 모두 철수하고 그동안 경찰의 허가증을 발급받아야만 타 주(State)의 출입이 가능하던 것을 없앴다.
통제가 풀리자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하고 이로 인해 소비가 진작돼 경제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반면 코비드 발생량은 증가해 정부에서는 예방 SOP준수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우기인 요즈음 하루에 두 번 정도 비가 내려 특히 야간과 아침 기온이 낮아져 시원한 느낌이다. 쇼핑몰에서는 크리스마스 축하 장식이 제법 화려하게 설치되어 상혼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종교적인 축제는 지역에 상관없이 진행되는 것이 문화인 것 같다. 열대지방에 울려 퍼지는 징글벨 등 크리스마스 캐럴을 상상해 보면 이상하겠지만, 사실 그것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늘 회한과 희망이 공존한다. 언제나 끝은 새로운 시작을 잉태하고 있어 희망적이다.
가수 나훈아의 공연 이후로 궁금한 것이 있거나 바라는 것이 있으면 농담조로 ‘테스형에게 물어 보라’고 하는 유행어가 생겼다. 혹자는 우리 사회의 단편을 보여주는 소통 부재로 인해 생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되지 않을까.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했다. 사람은 만능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 살 수가 없다는 뜻이다. 코비드 사태를 보면서 더욱 실감하게 된다. 서로의 분야를 공유하면서 사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수녀 시인 이해인은 ‘12월의 시’에서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라고 노래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시간은 가고 또 아무리 행복해도 그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진리 외에는 세상에서 영원한 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늘 희망이 있고, 또한 발전을 위한 도전과 성취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비록 지구촌 전체가 올 한해를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완전히 수세에 몰려 꼼짝 못했지만, 인간들은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에 박차를 가해 대 반격을 준비 중에 있다. 새해에는 이러한 노력이 빠른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코비드로 인해 움츠렸던 마음을 모두 털어 내고 굳게 일어서자. 바로 저기 희망찬 새해가 오고 있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