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9년 12월31일, 중국 우한지역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발생해 세계보건기구 WHO에 보고하면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1년이 되어간다. 백신 개발 소식에 이어 각 나라마다 백신 보급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랑곳 않고 우리 생활 곳곳으로 더욱 치밀하게 파고 들고 있다. 기온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상관관계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바이러스가 열에 취약하다는 정도의 사실만으로 한때,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에 희망을 두었지만, 날씨 역시 코로나19를 피해가는데 역부족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겨울을 좋아한다. 겨울은 춥고 건조해 바이러스가 살기 좋은 기상조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바이러스의 감염과 전파속도를 단순히 날씨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5℃ 이하, 습도 20~30% 이하인 ‘저온건조’ 환경에서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호주 생물학연구소인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미생물학회지를 통해 ‘여름철에 비해 시원하고 습도가 낮은 봄과 가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5~7배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인간은 춥고 건조한 겨울철이 되면 기온스트레스가 커진다. 실제 체온이 1℃만 내려가도 면역력은 30~40% 정도 떨어진다. 체온이 낮아지면 그만큼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건조한 환경도 치명적이다. 공기가 건조하면 코 점막을 비롯한 호흡기 방어막이 쉽게 손상되어 바이러스의 체내 침투가 쉬워진다. 겨울철 실내 활동이 늘어나는 것도 취약점이다. 실내에서는 공기가 체류돼 있는 만큼 2m 이상까지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할 수 있다. 환기가 중요한 이유다.
두 번째 손가락에 꼽을 만큼 따뜻했던 지난 겨울과는 달리 올해는 겨울 초입부터 코끝을 시리는 한파가 예사롭지 않다. 이번 주 초반 중부와 남부 내륙에 한파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눈까지 내려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었다.
울산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6℃까지 떨어졌다. 한겨울 추위가 한창인 1월 하순의 평년값인 영하 3℃를 2배나 밑돈 매서운 한파다. 1월과 2월은 평년수준과 비슷한 겨울 추위가 예상되지만, 12월까지는 평년보다 낮은 기온으로 겨울한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남은 겨울, 개인위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다같이 코로나를 극복하고 웃으면서 새해를 맞이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