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기후변화와 스마트팜(smart f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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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기후변화와 스마트팜(smart farm)
  • 경상일보
  • 승인 2020.12.2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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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인한 지구촌 식량 위기
ICT기술 토대 스마트팜 구축 서둘러
고부가 농산물 수출을 새 먹거리로
▲ 남호수 동서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올해는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몸살을 앓는 와중에 지구온난화로 인해 또 다른 곤란을 곳곳에서 겪었다. 유럽은 폭염으로 기온이 40도를 오르내리는가 하면, 인도, 네팔 등지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잦은 태풍으로 순간풍속이 초당 50m를 넘어서는 초강풍이 지구촌 곳곳을 엄습했다. 이런 기후변화로 전 세계 주요 식량을 생산하는 나라에서의 생산량이 턱없이 줄어들고, 덩달아 유엔 곡물 가격지수는 올해에만 20% 이상 폭등을 했다.

지난 7월 환경부(기상청)의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최근 한반도의 기온 및 강수 변동성이 전 지구적 온난화 현상 및 장기적 기후 변동성의 직접적인 영향을 뚜렷이 받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금까지의 변화보다는 앞으로 더욱 가파르게 악화하는 지표들이 생활환경에 파괴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데 있다. 가령 21세기 후반에는 폭염일수는 현재의 3배 이상 증가(연간 35.5일)하고, 연안 지역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침수, 평균기온의 급격한 증가 등의 영향으로 기후 또한 온대성에서 아열대성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일차적인 재앙은 식량 위기이다. 현재 77억 명 수준인 지구 인구는 30년 후에는 92억 명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이에 따른 식량 수요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인류가 가진 가용한 토지의 80% 이상은 이미 농경지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를 비롯한 중미, 아프리카 등의 세계 거점 곡창지대에 가뭄이 지속할 경우 전 지구적 식량난과 이로 인한 경제적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남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국내 소비 주요 곡물 수입률이 75%를 넘어 2025년에는 8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채소류, 과실류를 비롯한 농·축·수산물의 대외 의존도는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7% 수준이다. 쌀만 100%에 육박할 뿐, 모든 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스라엘은 국토의 60% 이상이 사막이고, 연간 강수량은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첨단 스마트 농업기술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드론을 이용한 농경관리, 스마트팜으로 대표되는 첨단 ICT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농업 강국이 됐다. 사막의 나라 이스라엘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최근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팜은 농림축수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단계에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접목해 구축된 지능화된 농업시스템을 일컫는데, 농사에 영향을 주는 모든 조건(온도, 습도, 빛, 농업용수 등)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 연중생산이 가능하고, 날씨와 상관없이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 생산량 증대와 안정적인 공급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세계 각국이 최근 기후변화로 촉발된 식량난의 가중에 대응하는 주요한 수단으로 스마트팜을 꼽고 있으며, 효율성 극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도 스마트팜을 8대 혁신성장 선도산업의 하나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스마트팜에서의 핵심이랄 수 있는 최고수준의 ICT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과 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5.4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보다 성과를 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저변확대가 필수적이다. 가령 수직농장(vertical farm)과 같은 형태로 소규모 토지, 공간에서도 빌딩을 지어 스마트팜을 조성, 운영케 하는 방안과 재생에너지의 활용, 수경재배시 소요되는 물소비를 줄일 수 있는 에어로팜(aerofarming) 시설 구축지원 및 자연광 대신 사용가능한 스마트 LED 조명 등의 구축과 운영지원에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가 나날이 심화되는 시점에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 농경은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 지향하는 점은 두 가지이다. 곧 다가올 식량난에 대비한 식량안보와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 농산물 수출이다.

남호수 동서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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