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2019년 기준 1인당지역내총생산은 6535만2000원, 1인당지역총소득은 5496만9000원이다. 여전히 전국 최고이지만 충남과 서울이 바짝 뒤를 좇고 있다. 1인당 개인소득(2255만원)은 서울(2344만원)에 1위를 내준지 3년째다. 울산지역의 총생산 실질성장률은 2011년(7.9%)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0.7%, 2018년 -2.2%로 뒷걸음질을 쳤다. 2019년 1.5%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기저효과일 뿐이다. ‘산업수도’라는 이름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인구 유출이 급격한 도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는 도시에서 지역주민들이 자긍심을 갖기는 어렵다. 다행히 지표상으로는 아직 울산시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다. 균형발전위원회가 올해 4월 발표한 ‘2019년 12월 균형발전지표 지역실태조사’에 따르면 울산은 5점 만점에 3.75로 두번째로 높다. 경남도가 3.78로 1위, 울산은 광주와 함께 공동 2위다. 아직은 일자리 기회(3.25)와 소득창출(3.26)이 전국 평균(2.92, 2.94) 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표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28개 항목 가운데 울산이 전국 평균과 같거나 뒤쳐진 분야가 문화시설 접근편리성과 119신속출동, 병·의원 약국 이용 등 3개 항목이다. 문화·안전에 대한 욕구가 점점 높아지는 시대흐름을 감안하면 울산시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갈수록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경제지표와 삶의 만족도가 여전히 상위권이라고 안주할 때가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뭐든 회복가능성이 있을 때 서둘러야 한다. 하락세를 반등하고 자긍심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타이밍이다.
본보는 2021년 어젠다로 ‘울산에 산다’를 설정했다. 누군가 “어디에 사냐”고 물으면 “울산에 산다”고 당당하게 답할 수 있는 자긍심을 되찾아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울산에 산다’는 자긍심은 ‘떠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찾아오는 도시’에서 시작되고 ‘살고 싶은 도시’에서 완성된다. 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로 거듭나면서 울산시민의 자긍심도 한 단계 높아졌고 인구가 증가했다. 자긍심과 정주여건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산업수도이면서 문화도시·안전도시가 해법이라는 것을 지역실태조사 결과가 말해준다. 일자리 때문에 찾아왔다가 정주여건이 좋아서, 떠나고 싶지 않은, 오래도록 살고 싶은 울산이 돼야 한다. 산업수도·생태도시를 이어가고 문화도시·안전도시가 더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자긍심을 갖고 ‘울산에 산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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