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암~당사마을 1.3㎞ 구간
야자매트·바닷길 조립교 설치
해안가 특성 감안않고 공사
경계석·야자매트 등 유실돼
태풍·높은파도에 재발 가능성
유실방지 근본 대책 마련 지적
야자매트·바닷길 조립교 설치
해안가 특성 감안않고 공사
경계석·야자매트 등 유실돼
태풍·높은파도에 재발 가능성
유실방지 근본 대책 마련 지적

25일 찾은 북구 구암마을 공영주차장 입구. 이곳은 북구가 지난 7월 구암마을에서 당사마을을 잇는 해안산책로를 만든 곳이다. 북구는 10억5000만원을 들여 관광객들의 통행로 확보를 위해 야자매트와 바닷길 조립교를 설치하고 경계석을 깔아 총 1.3㎞의 해변 산책로를 조성했다.
그러나 이날 찾은 산책로는 마치 폭탄을 맞은 듯 엉망진창이었다. 산책로 한 가운데 평상이 있고, 바닷가에서 떠밀려온 각종 부유물과 나뭇가지 등이 모래바닥에 나뒹굴었다. 또 걷기 편하기 위해 깔아놓았던 야자매트는 모래바닥에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접혀 있었다. 야자매트를 깔기 위해 산책로 양 쪽에 쌓은 경계석은 높은 파도에 대부분 유실됐다. 일부 경계석은 모래바닥에 힘 없이 매몰돼있기도 했다.
산책로를 따라 100m 정도 좀 더 따라가보니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산책로에 깔렸던 야자매트는 모래와 접힌 채 한쪽 바닥에 내팽개쳐져있고 산책로 한 가운데 경계석이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경계석은 대부분 파도에 유실된 것처럼 보였다.
문제는 해안가인 이곳 구간이 태풍이나 파고가 높은 날씨에 설치한 각종 시설물이 또다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거다.
구암마을 한 주민은 “해안산책로를 조성하면서 해안가인 특성을 감안, 바람이 불고 태풍이 오면 쓸려나갈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 면밀한 준비 없이 사업을 진행한 것 같아 아쉽다. 결국 3개월도 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해안산책로 전체 구간 중 야자매트는 3구간에 설치됐고 경계석은 공영주차장 입구 약 120m에 야자매트와 함께 설치됐다. 이번에 태풍에 유실된 야자매트와 경계석에 투입된 예산만 총 2000만원이 넘는다.
북구 관계자는 “산책로 시설물 피해는 파도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북상한 다른 태풍보다 이번에 유독 파고가 커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구조상의 문제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존처럼 복구를 했을 땐 또다시 태풍 등에 의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다른 형태의 해안산책로로 복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