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지난 8월1~2일 변산국립공원에서 열린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유호) 주관 행사인 ‘2025 시민참여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K-BON, 이하 케이본) 합동조사’에 다녀왔다. 케이본 행사는 균류(버섯)를 비롯한 국내 25개 단체 회원이 해당 지역 일대의 생물종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등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는 연구 활동이다. 이 행사는 2011년부터 매년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수집된 정보는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은 기후변화로 인해 개체군의 변화 등이 예상되는 생물을 지표화하여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조사·관리하는 생물종이다. 식물, 동물을 비롯하여 총 100종이 지정됐는데 그중 버섯은 5종으로 큰갓버섯, 노루궁뎅이버섯, 마귀광대버섯, 팽나무버섯(팽이), 황소비단그물버섯이다.
이 모임은 조사 활동뿐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는 균류(버섯)팀의 구성원을 만나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이 팀은 2015년 서울(2), 충청(1), 경상(1), 제주(2)의 버섯 애호가 6명으로 조직됐다. 각자 자기 지역의 버섯 1000종씩을 찾자는 취지에서 당시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 이름을 따서 ‘천송이’라고 지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1년에는 국내 버섯 1300여 종을 담은 <한국야생버섯도감>을 출간하였고, 2025년 후반기에 1500여 종을 담은 증보판을 발간할 예정이다.

케이본 합동조사에서 빠질 수 없는 시스템이 오픈네트워크 ‘네이처링(NATURING)’이다. 강홍구 대표가 2013년 IT기업 임원을 마다하고 창업한 생태 스타트업 회사인데 자연을 관찰, 기록, 검색하는 도구이자 자연활동 경험을 공유하는 앱이다. 꿋꿋이 ‘자연을 기록하고 생명을 잇는 역할’을 수행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데이터는 중요한 국가적 자산이 됐다.
땅을 파고 옮기는 등 육체적인 노동은 포크레인, 지게차 등이 대신하고,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등의 일은 AI가 대신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그럴수록 인간과 자연의 관계, 생태와 생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한때 공해도시로 악명을 떨치던 울산은 지금은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2018년부터 생물다양성센터를 운영하여 시민을 대상으로 자연환경해설사를 양성하고, 시민생물학자와 우리동네 생물조사단을 운영하며, 태화강 철새 아카데미를 개설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