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울산은 가능성 있나?
상태바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울산은 가능성 있나?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05.03 2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시립미술관측, 작년말부터 소장·기증여부 문의
미등록 미술관·연고지 아닌 이유로 불가 답변 받아
전용관 설립안 자체 실현 가능성 낮다는 신중론도
▲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문재인 대통령이 국립기관 등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을 두고 전용관 마련을 검토하라고 지시하자 광역단체, 기초지자체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도 이에 적극 가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울산에는 다수의 삼성 계열사 생산공장이 있는데다 올 연말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으로 21세기형 미술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청와대발(發) 이건희 특별관 건립안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낮다며 신중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 샤갈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울산지역 미술애호가들 중에는 울산의 첫 공립미술관(울산시립미술관)이 2만3000여 점의 이건희 컬렉션 중 일부만이라도 기증 받을 수 있는 지를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한 미술작가는 “미술관은 소장품 목록이 중요하다. 지자체 예산만으로 한 점당 수십, 수백억을 호가하는 고가 미술품을 제대로 구입할 수 있겠나.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둔 시점에 울산과도 관련 있는 대기업 총수의 미술품 기증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으니, 손놓고 있지말고 유치 전선에 과감하게 뛰어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결과 울산시는 이미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삼성 측에 기증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추진단장은 “최근 삼성 일가의 이 회장 컬렉션 기증 발표가 나기 이전에 여러 루트를 거쳐 삼성 측에 ‘울산시립미술관이 소장 및 기증처가 될 수 있는 지’타진했다. 결과적으로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아직 개관준비 중이라 대표미술관으로 등록되기 전이고, 이건희 컬렉션 목록 속 작고작가와 연관된 도시(고향·작업실)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국립현대·대구시립·대전시립이응노·강원양구박수근·제주이중섭미술관 등 최근 삼성 측이 기증처로 언급한 미술관들은 모두 국립이거나 작고작가와 관련이 깊은 곳이다. 이 원칙을 벗어날 경우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어 미술품을 더 나누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


또다른 미술작가는 아예 이건희 전용관 설립 자체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고도 했다. “문대통령의 검토 지시는 상당히 늦었다고 생각된다. 각 미술관과 삼성 측이 이미 상당량의 미술품 기증 절차를 밟았는데, 이를 다시 끌어모아 새로운 공간을 짓겠다는 구상은 정치적 해법으로만 가능할 뿐 실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지자체의 ‘이건희 미술관’ 유치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미술품의 규모가 엄청 나 전용관 건립은 필요에 의해 실행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많다. 이런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은 “장소성, 건축, 전시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전용관)을 만들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본사와 고(故) 이건희 회장의 묘소가 있는 수원 염태영 시장은 “국가가 새 미술관을 짓는다면 어느 장소가 그 분 유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인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삼성전자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고향인 경남의령 오태완 군수도 대열에 합류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복효근 ‘목련 후기(後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