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있을 수도” 불 속 뛰어든 막내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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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있을 수도” 불 속 뛰어든 막내 소방관
  • 정세홍
  • 승인 2021.07.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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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의 고 노명래 소방사.

울산 중구 성남동 상가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구조활동을 벌이던 소방관이 치료중 순직했다. 임용된 지 1년6개월여된 20대 막내 소방관은 “내부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에 앞장서 수색·인명구조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 중부소방서 구조대 소속 노명래(29·사진) 소방사
▲ 중부소방서 구조대 소속 노명래(29·사진) 소방사

30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중부소방서 구조대 소속 노명래(29·사진) 소방사는 이날 오전 부산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중 목숨을 잃었다.

노 소방사는 지난 29일 오전 5시5분께 중구 성남동 화재 현장에서 인명수색·구조활동을 벌이던 와중에 2도 화상의 중상을 입고 부산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중이었다. 노 소방사는 등과 몸 부분 방호복이 뚫려 녹을 정도로 강한 화염에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망 소식을 들은 소방 동료들과 유족들은 깊은 슬픔과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 소방사 외 구조대 다른 팀원 1명도 양 팔에 2도 화상을 입었지만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원들은 3층 높이에서 뛰어내린 탈출 과정 때문에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노 소방사는 지난해 1월 특전사 출신 구조특채로 소방에 임용됐다. 지난 2월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을 오는 10월 올릴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부모, 누나 등이 있다.

동료들은 노 소방사에 대해 “차분한 성격에 배려심 많고 힘든 출동과 훈련에도 매사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대원이었다”면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근무했던 모범 소방관이어서 더욱 안타깝다”고 전했다.

노 소방사 빈소는 울산영락원에 마련됐다. 조문객들의 발길이 뜸한 가운데 빈소에선 입구 바깥까지 유족들의 오열과 울음소리가 새어나오는 등 침통함과 허망함이 느껴졌다.

이날 송철호 시장, 노옥희 교육감, 소방관 출신 오영환 국회의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노 소방사 영결식은 7월2일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울산광역시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울산소방본부는 노 소방사의 장례절차를 지원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1일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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