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손한번 더 잡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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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손한번 더 잡을걸”
  • 정세홍
  • 승인 2021.07.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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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 진압도중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순직한 울산 중부소방서 고 노명래 소방교 영결식이 지난 2일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유가족, 기관단체장, 소방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이렇게 빨리 떠날줄 알았다먼 손이라도 한 번 더 잡아볼걸…”

막내 소방관을 떠나보내던 날, 소방 동료들과 유족들은 물론 하늘마저 슬퍼했다.

지난 2일 시청 햇빛광장에서는 중구 성남동 상가건물 화재로 순직한 울산 중부소방서 구조대 노명래(29) 소방교의 영결식이 울산광역시장(葬)으로 엄수됐다.

이 자리에는 노 소방교의 유족과 동료 소방관 등 100여명이 고인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그의 영정사진 앞에는 노 소방교가 다시는 입어볼 수 없는 정복과 모자가 놓여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소방의 미래를 짊어질 유능한 소방관을 잃었다. 화마에 용감히 맞서 임무를 다한 고인을 대한민국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애도했다.

송철호 시장은 “생명을 생명으로 구해야 하는 소방의 길을 숙명으로 여긴 당신은 영원한 소방관이다”면서 “당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 뜻과 정신을 영원히 기리겠다”고 말했다.

노 소방교의 특전사 동기이자 구조대 선배인 김태민 소방사는 동료소방관을 대표해 “선배로서, 동료로서, 함께하지 못해, 지켜주지 못해 너무나 미안하다. 하늘의 빛이 돼 부모님과 가족, 우리를 끝까지 지켜봐주길 바란다. 너의 몫까지 최선을 다할게”라며 울먹였다.

노 소방교의 가족들은 영결식 내내 눈물을 흘리며 깊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노 소방교의 아버지는 영정사진 속 아들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듯 “내 아들…”이라는 말만 되풀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소방 동료들은 무너져버린 노 소방교의 아버지 모습을 보며 또다시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영결사와 조사, 헌화·분향이 끝나고 들어온 운구행렬을 보자 노 소방교의 아버지는 또다시 목놓아 울 수밖에 없었다. 이날 노 소방교에게는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으며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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