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월급은 그대로인데…추석 밥상 물가에 달린 민생고
상태바
[사설]월급은 그대로인데…추석 밥상 물가에 달린 민생고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1.08.20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대 명절인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시중에서는 월급 빼고는 다 올랐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확진자는 2000명을 훌쩍 넘어 섰다. 여기에 집값과 전세값 폭등은 그칠 줄 모른다. 통상 추석은 연중 물가 체감도가 가장 높은 시기로, 이때 물가가 높으면 시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팍팍해진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올여름 폭염에 신선식품 위주로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금치(1㎏)는 2만6223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4.3%나 올랐고, 수박은 1통에 2만4816원으로 31.3%, 참외는 10개 기준 2만1039원으로 26.5% 등 가격이 급등했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로 많이 찾는 과일과 고기 등 성수품 가격도 작년에 비해 상승했다. 배는 10개 기준 5만3260원으로 1년 전(3만5352원)과 비교해 무려 50.7%(1만9990원)나 올랐다. 여기에다 고등어(11.4%), 오징어(21.3%) 등 밥상에 자주 오르는 수산물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과 수급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선제적으로 추석 대비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정부의 물가 정책 효과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밥상 물가 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OECD와 통계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7.3% 상승했다. 이는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터키(18%)와 호주(10.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OECD 전체 평균(1.6%)의 4.5배에 달하며 국내 기준으로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밥상 물가 폭등의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긴 장마와 전례 없는 폭염으로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장기간 유행한 것도 악재였다. 코로나19로 금융당국이 확장적 정책을 펴면서 유동성 과잉이 장기간 지속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엄청난 재난지원금이 소득 하위 88% 가구에 1인당 25만원씩 총 11조원이 풀린다. 물가는 더욱 뛸 전망이다. 재난지원금 지급 전에 적어도 물가 안정의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통령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민생 정치가 뒷전으로 밀릴까 걱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