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후보 표 흡수가 당선 관건

국내 최대 규모 단일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차기 지부장 선거가 강성과 실리 성향의 후보간 맞대결로 압축됐다. 새 집행부 성향에 따라 내년 현대차 노사의 임금과 단체협약은 물론 관련업계 및 노동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돼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오는 3일 기호 3번 이상수(54) 후보와 기호 2번 문용문(55) 후보간(득표순) 결선 투표를 통해 제8대 지부장을 선출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치러진 1차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전체 조합원 5만660명 중 4만3719명(투표율 86.3%)이 참여한 투표에서 실리·중도 성향 이상수 후보가 1만5607표(35.7%)로 1위, 문용문 후보가 1만3850표(31.68%)로 2위를 차지했다. 안현호 후보는 9968표(22.8%), 전규석 후보는 3686표(8.43%)를 각각 얻었다.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는 각 강성과 실리 성향의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이 후보는 실리·중도 노선의 현장조직 ‘현장노동자’ 소속으로 3대 수석 부지부장을 지냈다. 호봉승급분 재조정으로 고정임금 강화, 실질적 정년연장, 4차 산업 대비 고용안정 확보, 여성조합원 처우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 후보는 강성 성향의 ‘민주현장투쟁위원회’ 소속으로 4대 현대차 노조지부장으로 활동했다. 상여금 150% 통상임금 포함, 4차 사업 정책연구소 설립, 특채자 차별철폐, 7+7 노동시간 도입, 총고용 보장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양 후보 진영이 서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탈락한 후보들 조직의 표를 얼마나 가져오느냐를 관건으로 보고 이들 후보조직의 표를 흡수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4개 계파가 각각 추구하는 이념과 노선이 다른데다 일부 조직들은 앙숙과도 같은 관계여서 탈락한 후보조직들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 후보 진영은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 등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