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행사는 울산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백서원의 첫 개인전이다.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지만, 오롯이 본인의 생각과 화법으로 구성해 선보이는 첫 신고식이다.
전시 제목 ‘남겨진 자리에서의 숨고르기’에서 설렘과 불안감이 중첩된 어귀에서 서성이는 작가의 발걸음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그가 바라보는 지향점은 분명하다. 자연과 문명이 조화와 균형으로 어우러져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공존하는 세상을 그리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고 있다.
‘작품의 완성에 대한 명확한 개념 없이 마음속에 이는 감각의 리듬이나 전율을 직관적이고 즉흥적으로 그려나간다. 나의 그림에서 부드러운 곡선이 자연이라면 날카로운 직선은 문명이다. 하늘과 땅, 햇살과 바람, 인공물과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 것까지…’ -작가의 말 중에서
개인전은 처음이지만 작가는 이미 오래 전부터 미술현장을 누벼왔다.
아동미술교육자로 활동하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드로잉을 보는 것이 그에겐 삶의 축복이요 희망이요 새로운 기대감이었다.
아이들의 본능적인 색 선택과 배경이나 구성에 신경 쓰지 않는 개체들의 나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동시성으로 인해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그림에서 읽어지는 경이로움이 그를 늘 설레게 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모든 작품마다 그러한 작가의 심중이 담겨있다.
‘아이의 놀잇감이었던 나무 조각 하나하나에 함께 한 추억을 아로새기며 사소한 일조차 놓치지 않으려 형상으로 시공간을 잡아둔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서툰 날갯짓은 그저 믿음으로 바라보고, 나의 새 하루는 남겨진 자리에서 숨고르기로 시작한다.’ -작가노트 중에서
울산시 남구 화합로 134번길9(2층). 문의 261·7276.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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