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대곡박물관이 100년 전 그 날의 사건을 돌아보는 특별전시를 지난 14일부터 시작했다. 당시의 사건에서 당시의 정세와 시대상, 주민들의 사회인식을 알 수 있는 기회다. 큰 전시는 아니지만, 우리의 역사를 스토리텔링 기법과 사료접근 방식으로 구성하여 재미와 역사고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전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건은 지금의 울주군 언양읍 언저리, 오일장이 서던 어느 날 장터에서 일어난 일이다. 상남면 등억리에 사는 숯장수 김경도는 숯을 팔러 언양장에 왔다. 당시 언양면 동부리의 상점 주인은 일본인 가리야(刈屋)였다. 일제강점기 언양장에서 일어난 이 일은 단순하게는 상점주와 숯장수, 가리야와 김경도 간의 개인적 말다툼에서 비롯됐지만, 말싸움이 말싸움으로 그치지않고 가리야에게 두들겨맞은 김경도가 사망하게 되면서 붙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의 억울한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지핀 이 사건은 이후 언양주민과 청년회, 사회단체, 경찰, 언론 등이 함께 맞서 싸우게 되면서 당시 신문에도 보도될 정도였다.
대곡박물관의 이번 특별전은 그 날의 일을 알린 신문기사를 기반으로 재구성했다. 제목은 ‘응답하라 1927 언양 사건-일제강점기 언양 지역사회 이해’다.
전시는 크게 ‘1927년 언양 사건’과 ‘일제강점기 언양’으로 구성된다.
‘1927년 언양 사건’에서는 개요, 전말, 신문 기사로 사건의 전개를 알아본다. 전시자료는 언양 사건 주인공이 기록된 민적부(재언양일본인제호부), 성냥 및 언양군 지도, 샌드아트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언양’은 일제강점기 언양면 동·남부리, 언양 시장, 상남면 등억리에 대하여 살펴본다. 또한 언양에 10년 이상 거주하였던 일본인, 만화로 보는 언양 사건, 숯 지게 체험도 경험할 수 있다.
울산대곡박물관 관계자는 “지금은 기억하는 이가 많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당시 우리 선조들은 일본의 폭력과 억압에 항거하였던 독립투사들이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이들의 울분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그 업적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27일까지 이어진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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