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꾸준한 재활치료와 대사질환 관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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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꾸준한 재활치료와 대사질환 관리 중요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1.12.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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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찬 반구동·달동길메리재활요양병원 신경외과 대표원장이 파킨슨병과 관련해 환자의 보호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권투 선수 알리, 미국 대통령 레이건, 독일 히틀러, 중국 덩샤오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이 앓은 병으로 알려져 있다. 저절로 손이 떨리거나, 몸이 어둔해져 잘 넘어지는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함께 대표적 2대 퇴행성뇌질환이다. 세상에 알려진 지 200년이 지난 이 병은 뇌의 한 가운데 있는 흑질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없어지는 병이다.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도 점점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파킨슨병에 대해 전병찬 반구동·달동길메리재활요양병원 신경외과 대표원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초기 단순 노화로 오인 쉬워

국내 파킨슨증 환자는 매년 5000여 명씩 증가하고 있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12만5607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100명당 1~2명꼴로 파킨슨병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 환자가 전체 환자 4명 중 3명을 차지한다. 울산에서도 3000여 명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2025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50대부터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청소년에서도 발병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약 1.5배로 더 발생한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아직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노화, 미토콘드리아 장애, 불필요한 단백질 처리기능에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발병 초기에는 건망증, 배뇨장애, 낮에 졸리는 증상, 잠꼬대 같은 수면장애 등 노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해 알기 어렵고 오진하기 쉽다. 가면을 쓴 듯 표정이 없어지고, 노려보듯 무서운 표정을 짓거나, 눈을 잘 깜빡거리지도 않는다. 여기에 까닭없이 몸이 쑤시고, 무감각해지거나 불편한 증상에 목소리까지 가늘어지고 낮아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이 가운데 손 떨리는 증상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가만히 있는데도 손발이 떨려 스스로 조절할 수가 없다. 특히 손이 많이 떨리면 숟가락질을 할 때 매우 힘들어지기도 한다. 몸이 뻣뻣하고 어둔해진다. 한 쪽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하고 발을 질질 끌거나 종종걸음을 한다. 등을 구부린 채 걷거나, 한 쪽 또는 양 쪽 팔을 움직이지 않고 걷는다.

전병찬 반구동·달동길메리재활요양병원 신경외과 대표원장은 “수전증, 편마비, 언어장애 등이 나타날 경우 뇌졸증으로 오진할 수도 있다. 치매 환자처럼 기억장애나 우울증이 동반돼 의욕이 상실되면서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초기 진단, 조기 약물 투여가 최선

파킨슨병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최대 6배나 높다. 흔히 기억력 감소도 흔하게 발생하지만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형 치매와는 다른 임상 증상이 발생한다. 주로, 전두엽 기능저하로 인한 인지기능과 시공간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치료는 약물치료, 재활치료, 수술 등이 있다. 도파민계 약물을 꾸준히 먹는다면 일상생활, 사회생활, 대인관계 등을 잘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초기에 약물을 투여하면 손떨림 증상이 없어지고 몸놀림이 유연해지며 보행도 자연스러워진다.

다만, 도파민계 약물은 투약하면 증상이 좋아지는 ‘허니문 기간’의 유효기간이 5~7년 정도다. 이 시기가 지나면 약효가 없어지거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재활과 운동치료로 굳어진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재활·운동치료는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주고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자세 교정, 보행훈련, 호흡훈련, 언어치료, 작업치료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음식을 삼킬 때마다 사레가 잘 들면 연하치료도 받아야 한다. 특히 보행 훈련 시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재활치료를 초기에 받으면 회복 속도가 더 빠르다.

오랜 기간동안 약물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거나 약효가 떨어질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대표적인 수술방법으로 심부뇌자극술, 신경파괴술 등이 있다.

뇌심부자극술은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의 특정 부위에 삽입해 전기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수술 중에 환자는 심한 수전증이 바로 없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신경파괴술은 뇌의 특정부위에 전기자극을 주거나 초음파를 이용해 시술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시술이 많이 연구돼 효과를 보기도 한다.

전 대표원장은 “파킨슨병은 증상에 따라 5단계로 분류된 ‘호앤야 척도’ 기준에 따라 중기인 3단계 이전에 수술이나 시술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70세 이상에서는 수술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기에 전문의와 신중한 상담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 대표원장은 “파킨슨병은 도파민 생산이 안되는 병이다. 20%에 해당하는 비전형 파킨슨 증후군 환자의 경우 도파민 생성이 정상적이지만, 뇌 자체가 파괴돼 도파민을 수용하지 못하기에 약물치료도 수술도 안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파킨슨병 발병률이 2배로 높아진다. 평소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있으면 꾸준하게 관리를 잘 해야 파킨슨병을 예방할 수 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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