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천 바위그림 모티브로 새 한글서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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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천 바위그림 모티브로 새 한글서체 개발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12.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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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울산 울주군청에서 열린 대곡천 암각화군 콘텐츠화 사업 서체개발 발표회에서 이선호 울주군수와 간정태 울주군의회의장, 이상용 울주문화재단 대표, 이용식 울주군체육회장 등이 반구대 암각화체와 천전리 각석체를 살펴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시 울주군과 울주문화재단이 대곡천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의 바위그림에서 모티브를 가져 와 새로운 한글 서체를 개발했다.

이는 수천 년 전 선사인의 기록물을 현대사회에서 사용가능한 서체로 재해석한 것이다.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바위면 그림에서 새김의 깊이, 삐침의 방향, 전체적인 균형감각 등을 빌려 와 수천년 이후의 인류 후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현대의 문자 속에 다시 새긴 것이다. 박제 된 역사의 유물을 현대사회 문화예술콘텐츠로 널리 활용하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서체 개발 작업은 지난 7월 울주군과 한글과컴퓨터는 업무협약으로 본격 시작됐다. 그 과정은 선사시대 선사인이 현대적 문자를 따라썼다면 어떤 문양과 형태로 완성될 수 있을까하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아득한 과거와 현 시대를 잇는 탄탄한 연결고리가 하나 더 만들어졌다. 수천년 전 바위에 새겨넣은 역사의 숨결이 현대인의 일상으로 스며들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사용가능한 고유 문자의 개성적인 서체로 탄생한 것이다.

22일 울주군청 문수홀에서는 울주문화재단이 한글과컴퓨터와 공동개발한 ‘대곡천 암각화군 서체’ 2종을 처음 공개하는 발표회가 열렸다.

‘반구대 암각화체’는 한글 자음·모음·영문 3860자에 이른다. 쪼기, 긋기, 갈기, 돌리기 등 울주반구대 암각화가 가진 특징을 적용한 캘리그라피 서체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와 동물의 형태, 율동감을 표현했다.

‘천전리 각석체’는 한글 자음·모음·영문 1만2252자다. 도구를 활용하여 암석에 새길 때 발생하는 패임을 글자에 적용했다. 바위가 가진 단단한 구조의 느낌을 담았으며 울주천전리각석이 가진 기하학 문양을 서체에 담았다. 이로 인해 이 서체는 암각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이 특징이다.

이선호 울주군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잡이 유적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서체로 제작되었다며, 이번 서체 사업을 통해 반구대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는데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상용 울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가 대곡천 반구대암각화 발견 50주년이라, 이 해가 가기 전에 서체를 공개하느라 직원 모두가 애를 썼다. 울산, 울주를 너머 세계적 유산이 될 ‘대곡천 암각화군’를 문화콘텐츠화하는 사업이었다. 서체가 자주 활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아름다움과 정체성을 잘 반영한 두 서체의 한컴오피스 탑재와 홍보를 통해 범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켜 많은 국민들에게 쓰일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개발된 서체는 2022 한컴 오피스 공식패치를 통해 한컴 오피스에 기본글꼴로 탑재된다. 울주군, 울주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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