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증, 갑자기 안나오는 말, 뇌졸중부터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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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어증, 갑자기 안나오는 말, 뇌졸중부터 의심을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1.12.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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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화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가 실어증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 실어증은 많이 등장한다. 실어증은 말 그대로 말하는 능력을 잃은 언어장애다.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병변이 발생해 언어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실어증에 걸리면 소리를 내는 기관인 입이나 성대 등에 문제가 없고 의식이 멀쩡한데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상대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데는 문제 없는 경우도 많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실어증. 손상된 부위를 방치하면 언어중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실어증에 대해 김상화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뇌졸중이 가장 흔한 원인

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실어증은 뇌졸중, 치매, 뇌암 등 뇌 손상이나 질환으로 언어의 표현 능력이나 이해 능력이 상실된 상태다. 장애 유형에 따라 감각성 언어 상실증, 운동성 언어 상실증, 건망성 언어 상실증으로 분류될 수 있다.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뇌 구조를 침범할 수 있는 모든 병이 실어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중 가장 흔한 원인이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질환으로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어느 날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안 된다면 반드시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또 뇌종양이 생길 때도 실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종양이 생기면 실어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교통사고로 인해 두부 외상, 뇌염, 치매, 비타민 결핍, 심리적 충격, 정신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실어증이 생길 수도 있다.

김상화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대뇌 중에서 감각 영역과 운동 영역은 사람의 언어와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측두엽에 위치한 감각 영역은 우리가 귀로 들은 내용을 이해하는 곳으로 이곳이 파괴된다면 우리가 귀로 들은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전두엽에 위치한 운동 영역은 말을 하기 위해 입이나 후두를 움직이는 명령을 내려주는 곳으로 이곳이 손상되면 입이나 발성 기관이 정상이라도 말을 할 수가 없다. 이 두 곳은 활모양 다발로 연결돼 있어 뇌에 병이 발생하면 그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실어증 증상에 관해 설명했다.



◇검사로 원인 찾아야

실어증이 생기면 원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우선 뇌 CT나 MRI 검사는 필수로 시행해야 한다. 이는 뇌졸중이나 뇌종양이 있는지를 비롯해 뇌의 구조적인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뇌의 기능적인 이상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뇌 PET 검사도 도움이 된다. 뇌 PET 검사는 뇌 대사량을 측정해 특정 뇌 부위 기능이 감소했는지 알아보는 데 유용하다.

실어증의 양상과 동반된 인지 기능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서 인지 기능 검사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실어증 여부를 알아보고, 종류와 뇌 해당 부위 이상을 판단할 수 있다.

실어증이 치매의 일환으로 생겼을 때는 종류와 양상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실어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나 실어증과 유사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질환 등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시행하고,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뇌염의 유무도 진단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뇌파 검사도 도움 된다.



◇꾸준한 재활치료 필요

실어증 치료는 유발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원인 질환이 뇌졸중일 경우 뇌졸중 재발과 악화를 막기 위해 적절한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시행하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또 원인에 따라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뇌졸중을 잘 일으킨다고 알려진 고혈압, 당뇨, 비만, 흡연 등도 피해야 한다.

원인 질환이 뇌종양일 경우 수술 치료를 통해 병변을 제거하고, 뇌염일 경우 항바이러스 제제를 투여한다. 그 외 비타민 결핍, 갑상선 질환이 있으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매가 원인이면 치매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언어 재활 치료는 낱말이나 표현을 학습시키기 보다 언어적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을 호전시키는 데 초점을 둔 치료법으로 실어증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환자의 의사 소통체계를 활용할 수 있다. 즉 귀, 눈, 몸짓, 말, 그림이나 글을 통한 표현 능력을 향상하는 훈련을 통해 언어 기능의 향상을 도와주는 것이다.

특히 언어치료는 의사소통 기능을 회복시킴과 동시에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나이, 손상 정도, 발병 기간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지만, 발병 초기 6개월 동안 손상된 뇌는 변화에 적응하고 잃어버린 기능을 새롭게 학습하기 때문에 빠른 시기에 언어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면 의사소통 능력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김 전문의는 “뇌 손상이 발생했을 경우 대뇌의 일정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병세가 좋지 않아 언어 기능 향상을 저하하는데, 이 경우 전기 자극 요법이 뇌의 비정상적 활성도를 정상화해 언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며 “다만 이미 손상된 뇌 조직을 정상화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지만, 재활 치료와 함께 가족과의 대화나 꾸준한 말하기 등으로 노력한다면 호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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