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대재해,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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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중대재해,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자
  • 경상일보
  • 승인 2022.01.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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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이 울산시 노동정책과장

대한민국의 큰 일꾼과 지방 고을의 일꾼을 새로 뽑는 임인년 새해가 밝은 지 이십일 남짓 지났다.

2년여 동안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감옥에 갇혀 우울증과 한바탕하면서도, 올해는 제발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온 국민이 희망찬 한마당이 되길 바라는 소망이 채 피기도 전에 평택 물류창고 화재로 소방관 3명이 순직했고, 국내 유수 건설사가 시공 중인 광주의 고층 아파트 벽면이 무너져 6명의 작업자가 안타까운 삶을 희생 당했다. 마치 살을 발라낸 생선 가시처럼 삐죽삐죽 드러난 철근 화면을 접하면서 과연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든다. 과장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위 두 건물의 시행 및 시공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서는 고갤 숙여 사과하는 흉내를 냈을지 언정 뒤돌아 서서는 휴~ 하며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하실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전이기 때문에 처벌을 면할 수 있고 또한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약하기 때문이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되겠지만 위에 언급한 두 사건이 다가오는 27일 이후에 발생했더라면 중대산업재해에 해당돼 사업주(경영책임자)는 당장 최소 1년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에게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진다. 정부는 지난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압사사고, 2020년 4월 물류창고 건설현장 화재사고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은 시민재해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 등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됨에 따라, 사업장 안전·보건과 사업주의 조치의무 및 해당 사업장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책임자 규정 뿐만 아니라,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지난해 1월26일 법무부·환경부·고용부·산업부·국토부·공정위 등 6개 부처 공동 소관으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공포했으며 1년이 경과하는 이번 달 27일부터 시행된다.

당장 울산시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120만 시민의 안녕과 공공복리를 보살펴야 하고 지금까지는 국내 최대의 국가산업단지 안전점검·관리를 고용노동부가 독자적으로 해오던 것을 먼산 불구경 하듯이 놓아 둘 수 없고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제반조치 시행 의무가 생김에 따라 올 1월부터 시청 안전총괄과에 시민재해를 담당하기 위한 전담 인력을 확충하고, 노동정책과에는 산업재해 전담 조직인 산업안전보건팀을 설치하여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울산시청에도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른 전담조직이 구성됐으니 울산 관내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을거라는 막연한 추측은 천부당만부당 말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전 시민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나이 60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20대 중반 군복무 했던 강원도 화천 이기자부대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부대 바로 앞이 화악산이었는데 매일 저녁 9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이 전방고지 영하 27℃, 그 추운 날씨 속에서 옆 내무반이 수송부대였는데 군기가 아주 세었던 걸로 기억난다. 그 중심엔 아직도 눈에 선한 것이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라는 표어다. 폭설과 한파속에서 수송차량들이 아무 사고 없이 잘 버텨 낸 것이 바로 그것이었던 것이었다.

“기본에 충실하자. 그것만이 살길이다.” 코로나19가 온갖 변이로 발버둥친다 한들 기본에 충실하면 지쳐서라도 영원히 멀어질 것이 확실하다.

결론은 기본에 충실하는 길만이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처방약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기업은 중대재해법에 벌벌 떨고 피해가는 길만 찾을 것이 아니라 기본이라는 기둥을 세우고 닦고 또 조이고 또 기름칠을 해야 한다. 이렇듯 기본에 충실할 때 검은 호랑이의 기운과 같이 반드시 안전한 사업장이 조성될 것이다. 또한 무사고 및 무재해 달성으로 중대재해법은 무용지물법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재이 울산시 노동정책과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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