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초음파 활용 암조직 제거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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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초음파 활용 암조직 제거기술 개발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2.02.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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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도시환경공학과 김건(오른쪽 두번째) 교수 연구팀과 초음파 장비. UNIST 제공
초음파로 암 조직을 제거하는 기술을 한·미 연구진이 개발했다. 동물 암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암 조직을 괴사시켜 주로 진단검사에 쓰이는 초음파의 항암의료용 기술로써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도시환경공학과의 김건 교수가 미국 일리노이대학교(UIUC)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암세포를 괴사시킬 수 있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초음파 진동으로 특수 설계한 화학분자(메카노포어)를 원격 자극해 암 조직 내에서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원리다.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발생하면 암 조직이 괴사한다.

메카노포어가 포함된 하이드로겔을 쥐의 암 조직에 주입한 뒤, 개발한 고강도 집속 초음파에 노출하자 암세포 증식이 억제됐으며, 72시간 내에 암 조직이 괴사했다. 초음파 진동으로 메카노포어 분자 결합이 끊어져 자유 래디컬(비공유 전자쌍을 갖는 물질. 전자는 쌍을 이루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물질과 쉽게 반응한다)이 생겼기 때문이다. 반응성이 높은 자유 래디컬은 산소와 화학 반응해 산소를 활성산소로 바꾼다.

이 같은 성과는 초음파에 의해 발생하는 기계적 에너지를 원하는 부위에 필요한 시간만큼 보낼 수 있는 정밀 제어 기술 덕분이다. 특히 전달 시간을 짧게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달 시간이 길게 지속되면 초음파 진동이 마찰열로 바뀌기 때문이다. 기존의 고강도 집속 초음파 기반 치료는 마찰열을 활용하는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기법은 초음파 진동을 활용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를 위해 메카노포어 분자도 열에는 반응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또 초음파를 필요한 부위에 집중해 전달할 수 있어 암 조직을 괴사시킬만큼 충분한 활성산소를 발생 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동물의 체내에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연구도 추가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과 UNIST 신임교원정착과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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